부자지간임을 의심할 만큼 사사건건 갈등을 빚어왔기 때문이다. 원수 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의견이 대립해 왔다.
에롤 머스크는 세계적인 부호가 된 아들에 대해 자랑스러운 마음이 없다고 언론에 밝힌 바 있고, 아들 머스크 역시 언론 인터뷰에서 아버지에 대한 반감을 여러 차례 공공연히 드러냈다.
서로 뒤지지 않는 왕성한 출산 기록
그러나 두 사람에게는 매우 아이러니한 공통점도 있다는 분석이다. 어느 누구보다 왕성하게 자식을 낳았다는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에롤 머스크는 일론 머스크를 비롯해 총 7명의 자녀를 뒀고, 일론 머스크는 총 10명의 자녀를 낳았다. 두 인물 모두 흔하지 않게 대가족을 꾸린 셈인데, 이는 출산에 대한 두 사람의 애착이 매우 남다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먼저 아버지 에롤 머스크는 자녀 출산을 인생 최대 목표로 간주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전기작가인 월터 아이작슨은 지난 12일(현지 시간) 공식 출간한 ‘일론 머스크’ 전기에서 에롤 머스크가 지난해 6월 19일 ‘아버지날’에 즈음해 52세의 일론 머스크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그동안 숨긴 비밀을 털어놓으며 한 말을 전했다.
에롤 머스크는 41세 연하의 의붓딸인 아냐 베주이덴하우트와의 사이에서 둘째를 낳은 사실을 아들에게 뒤늦게 알리면서 “인간이 지구에서 존재하는 이유는 번식하는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능력이 되면 더 낳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들 머스크는 아버지 때문에 불행한 유년기를 보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그의 괴팍해 보이는 행동거지도 아버지가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이 언론의 일반적인 시각이지만, 이 문제에 관해서는 아버지의 철학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기업인으로는 매우 이례적인 전 세계적인 저출산과 그에 따른 인구 감소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한 목소리를 낸 인물이 바로 아들 머스크라서다.
세계 최강 1인 미디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온라인상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아들 머스크가 이 같은 발언을 할 때마다 전 세계 주요 언론이 대서특필해 왔다.
아들 머스크는 인구 감소 문제를 인류 문명이 직면한 최대 위기로 생각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았다. 스스로 솔선수범하는 행동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머스크 자녀 9명서 10명으로 늘어
아이작슨이 최근 펴낸 '일론 머스크' 전기를 통해 머스크가 캐나다 가수 그라임스와 지난해 결별하기 전에 둔 자녀가 2명이 아니라 3명이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머스크가 그동안 여러 여성과 살면서 출산한 자녀가 총 10명으로 늘어났다.
머스크는 지난해까지 자신의 자녀가 9명이라고 밝혀왔는데 새로운 사실이 이번에 공개된 셈이다.
머스크는 지난해 8월 한 팟캐스트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세 여성과의 사이에서 9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고 처음으로 밝힌 바 있다.
머스크 전기를 통해 이번에 처음 공개된, 그라임스와 낳은 자녀는 아들로 더 이상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태어난 사실 정도만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에 처음 공개된 머스크의 10번째 자녀는 지난해 8월 인터뷰 이후 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머스크는 첫 번째 부인인 캐나다 작가 저스틴 윌슨과 낳은 5명, 그라임스와 출산한 3명, 테슬라 계열사인 뉴럴링크의 시본 질리스 이사와 혼외 관계로 낳은 2명 등 총 10명의 자녀를 현재까지 둔 사실이 확인됐다.
다만 일부 미국 언론에서 머스크의 총 자녀 수를 11명으로 전하고 있어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저스틴 윌슨과 출산한 자녀 가운데 한 명이 지난 2002년 생후 10주 만에 사망한 사건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머스크의 자녀는 사망한 이 자녀까지 합하면 총 11명이 맞지만 생존해 있는 자녀만을 기준으로 하면 총 10명이 맞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