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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겔싱어 CEO "반도체 공급망, 美-유럽-아시아 3극 분산이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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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겔싱어 CEO "반도체 공급망, 美-유럽-아시아 3극 분산이 최선"

인텔 팻 겔싱어 CEO는 미국, 유럽, 아시아에 반도체 공급망을 분산시키는 것이 지정학적 위험을 피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텔 팻 겔싱어 CEO는 "미국, 유럽, 아시아에 반도체 공급망을 분산시키는 것이 지정학적 위험을 피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사진=로이터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20일(현지시간) 일본경제신문 등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미중 대립과 대만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언급하며 생산 체제를 미국 이외로 분산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텔은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활용해 미국 애리조나주와 오하이오주에 신공장을 건설하는 한편, 독일, 폴란드, 이스라엘, 말레이시아 등 세계 곳곳에도 공장을 신설하는 등 생산 확대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 염두에 둔 거점 분산


미중 갈등이 악화되면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반도체 수급난이 발생했을 때 자동차 생산이 지연되는 등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다. 겔싱어 CEO는 "미국, 유럽, 아시아 3개 지역에 균형 잡힌 공급망을 구축하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PC와 서버용 CPU(중앙처리장치) 시장에서 강점을 보였던 인텔은 모바일 분야에서의 개발이 늦어 경쟁에서 뒤처졌다. 더 정교한 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미세화 기술에서는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전자 등에 밀리고 있다. AI용 반도체 시장에서는 미국 엔비디아가 부상했고,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설계에 특화된 ARM이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때 반도체 업계의 거인이었던 인텔은 경영환경 악화로 재기를 서두르고 있다.

ARM에 투자, 위탁생산 확대


인텔은 타사 반도체 위탁생산 확대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인텔은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까지 일관되게 해왔지만, 최근 파운드리 생산을 신사업의 한 축으로 삼았다.

겔싱어 CEO는 "타사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공장을 개방하는 것은 인텔에 있어 근본적인 변화"라고 강조했다. 인텔은 지난 14일 미국에서 상장한 소프트뱅크 그룹 산하 자회사에 소액을 출자해 차세대 반도체 양산을 위한 제휴 관계를 맺었다. 겔싱어 CEO는 "과거에는 경쟁관계였지만 이제는 중요한 협력관계가 됐다"고 말했다.

인텔은 2025년경 실용화를 목표로 하는 차세대 반도체 양산에서 ARM의 설계를 활용한 반도체와 사물인터넷(IoT)용 반도체 등을 위탁 생산할 계획이다. 인텔은 "양산을 염두에 둔 설계 작업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AI용 반도체도 생산


인텔은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요도 끌어들여, 기술 행사에서는 PC에서 AI 처리 속도를 높이는 새로운 공법을 적용한 반도체 개발과 AI 개발에 필수적인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도입 사례도 발표했다.

생성 AI 붐으로 AI 반도체를 선도하는 미국 엔비디아의 제품 등에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겔싱어 CEO는 "AI 첨단 반도체는 원하는 고객이 많아 생산 능력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하며, "AI 반도체의 외부 생산 위탁에 대해서도 협상을 시작하고 기술 검토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