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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재택근무’의 진화…‘헬스장 원격근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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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재택근무’의 진화…‘헬스장 원격근무’ 뜬다

미국의 피트니스센터 프랜차이즈 라이프타임애슬레틱이 부대시설로 운영하는 업무 공간. 사진=라이프타임애슬레틱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피트니스센터 프랜차이즈 라이프타임애슬레틱이 부대시설로 운영하는 업무 공간. 사진=라이프타임애슬레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널리 시행됐던 재택근무제가 퇴조하고 출근제로 다시 전환되는 가운데 ‘헬스장’에서 원격근무 하는 문화가 새롭게 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택근무 자체도 원격근무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재택근무제가 새로운 형태의 원격근무 방식으로 진화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흐름으로 읽힌다.

직장생활과 개인의 삶 안배를 중시하는 이른바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 문화가 직장인들 사이에서 크게 확산된 결과이기도 하다.

WSJ “사무공간 갖춘 헬스장 증가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에서 원격근무로 일하는 직장인들을 위한 업무공간을 부대 시설로 갖추는 헬스장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WSJ는 “과거에는 운동하러 온 직장인들이 헬스장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행위에 대해 헬스장 운영업체들이 영업에 방해가 된다고 보고 백안시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재택근무제가 널리 시행된데다 워라밸 문화가 확산되면서 최근 들어 헬스장에서도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는 추세가 관련 업계에서 퍼지고 있는 양상이다”라고 전했다.

과거에는 일종의 진상 고객으로 여겼으나 지금은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새로운 기회로 워라밸 직장인들을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헬스장 운영업체 입장에서는 통상적인 이용료나 회원비에 추가 요금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매출 확대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고 뒤늦게 이를 파악한 업체들이 속속 이같은 흐름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는 것이 WSJ의 설명이다.

‘헬스장 원격근무’, 재택근무제 대안으로 부상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회계업체에서 근무하는 20대 여성 직장인 제시카 디지오바나는 WSJ과 인터뷰에서 “그냥 운동만 하러 오는 경우보다 회원비가 상당히 비싼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회사를 오가는 데 들어가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데다 답답한 회사 사무실에 갇히지 않은 상황에서 운동도 즐기고 업무도 처리할 수 있어 업무 효율도 높아졌고, 종전보다 의욕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직원 5명을 둔 건축회사를 경영하는 벤처 기업인으로 별도의 사무실 없이 라이프타임애슬레틱이라는 헬스장 체인에서 업무를 처리한다는 다마리스 홀링스워스도 WSJ와 가진 인터뷰에서 “책상 몇 개를 포함해 업무를 처리하는 공간을 쓰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월 4000달러(약 535만원) 수준”이라면서 “그러나 이 공간에서 회사를 키워 매출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그는 “사무실을 따로 차리는 방안도 고려한 적이 있지만 초도 비용이 만만치 않아 포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헬스장에서 업무를 보는 것이 가성비 측면에서도 결코 나쁜 선택이 아니라는 얘기인 셈이다.

헬스장을 운영하는 업체 입장에서도 반색하는 분위기다.

미국 뉴욕 시내에 지난 6월 헬스장 겸 오피스로 재단장해 영업에 들어간 피트니스센터 첼시피어의 키스 스마트 부사장은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순수하게 헬스장으로 운영했지만, 오피스 공간을 갖춰 새로 영업에 들어간 결과 매출이 코로나 사태 이전과 비교해 12%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스마트 부사장은 “헬스장을 찾는 고객 가운데 원격근무 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면서 카페를 비롯한 헬스장의 다른 부대 시설도 덩달아 매출이 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헬스장이 종래의 사무실을 대체하는 일종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뜻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