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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차세대 AI 칩 GB100·GX100 공개, 'AI칩 1위' 수성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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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차세대 AI 칩 GB100·GX100 공개, 'AI칩 1위' 수성 준비

엔비디아가 향후 2~3년 뒤를 위한 차세대 인공지능(AI)칩 로드맵을 공개했다. 현재의 시장 지배력을 차세대 칩으로 이어감으로써 ‘AI반도체 1위’ 타이틀을 지킨다는 방침이다.

다만, 엔비디아의 독주를 저지하려는 경쟁사들의 행보도 만만치 않아 앞으로 1위 수성을 유지하려는 엔비디아의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엔비디아 차세대 AI칩 출시 로드맵.  사진=엔비디아이미지 확대보기
엔비디아 차세대 AI칩 출시 로드맵. 사진=엔비디아


엔비디아, 차세대 AI칩 'B100' 내년 말 출시…일정 앞당겨


10일(현지시간) Wccftech 등 하드웨어 및 기술 관련 매체들은 이날 엔비디아가 공개한 10월 투자자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인용해 향후 2025년까지의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및 AI 칩 로드맵이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약 2년에 한 번씩 새로운 아키텍처의 GPU와 AI 칩을 선보이던 기존 업데이트 주기를 절반으로 단축해 매년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우선 엔비디아는 내년인 2024년 2분기에 기존 호퍼(Hopper) 아키텍처 기반 개선된 모델인 ‘H200’을 선보이고, 연말에 차세대 블랙웰(Blackwell) 아키텍처에 기반을 둔 신규 GPU ‘B100’과 이에 기반한 AI 칩을 선보일 예정이다.

B100은 TSMC의 최신 3나노미터(㎚, 10억분의 1m) 공정으로 제조되며 2024년 4분기부터 고객사에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2025년에는 ‘X’라는 새로운 아키텍처 기반 GPU와 AI 칩을 선보인다. 최신 아키텍처 이름에 유명 과학자의 이름을 붙이는 엔비디아의 이름 규칙을 고려하면 ‘X’는 누구의 이름을 붙일 것인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외신들은 이러한 엔비디아의 B100, X100 기반 차세대 GPU와 AI칩이 현재 주력인 A100 및 H100 기반 제품들의 뒤를 이어 경쟁자들을 밀어내고, AI 반도체 및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의 선두 지위를 유지하는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엔비디아 위협할 경쟁사들의 AI칩 출시 이어져


다만,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려는 빅테크 기업들과 시장 점유율을 엔비디아로부터 가져오려는 AI 칩 경쟁사들의 ‘도전’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먼저 AMD가 올해 4분기 출시하는 고성능 AI 칩 ‘MI300’으로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내민다. 구체적인 성능은 밝히지 않았지만, MI300은 엔비디아의 H100과 비교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밀도가 약 2.4배 높고, 대역폭은 1.6배 빠르다.

최근 AI 업계의 화두인 생성형 AI 개발에 필수적인 ‘대규모언어모델(LLM)’의 훈련에는 AI 칩 메모리의 용량과 성능이 큰 영향을 끼친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AMD MI300의 AI 훈련 성능이 엔비디아 H100과 비슷하거나 좀 더 앞설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급증하는 AI 수요에 맞춰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등 대규모 클라우드 기업들이 하반기들어 데이터센터 확충에 다선 가운데, AMD MI300을 적극 도입할 예정이어서 AMD의 점유율도 덩달아 상승할 전망이다.

엔비디아 H100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AMD의 인스팅트 MI300칩의 모습.  사진=AMD이미지 확대보기
엔비디아 H100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AMD의 인스팅트 MI300칩의 모습. 사진=AMD


인텔 역시 H100의 약 90% 성능과 3분의 1에 불과한 가격으로 최근 중국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AI가속칩 ‘가우디2’에 이어, 성능이 더욱 향상된 ‘가우디3’를 2024년 선보일 예정이다. ‘가성비’가 좋은 가우디2로 AI 칩 부족에 시달리는 엔비디아의 빈틈을 노리고, 내년에 H100을 뛰어넘는 성능의 가우디3를 통해 본격적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또한, 엔비디아 AI 칩을 대량으로 사용하고 있는 AWS와 MS 애저 등 빅테크 클라우드도 각각 자체 AI 칩 비중을 더욱 높여 엔비디아 의존도를 크게 낮출 계획이다. AWS는 비싼 엔비디아칩 대신 자체 AI 칩의 최신 모델 트레이니엄2(Trainium2)와 인퍼런시아3(Inferentia3)를, MS는 곧 출시 예정인 아테나(Athena)를 내년부터 대거 도입함으로써 AI서비스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반도체 시장 분석 기업 세미아날리시스는 “엔비디아가 B100을 비롯한 차세대 AI 칩 출시를 서두르고, 업데이트 주기를 절반인 1년으로 줄인 것은 현재 주력인 H100의 성능이 AMD와 인텔의 AI 칩에 거의 따라잡혔고, 클라우드 빅테크들도 자체칩 비중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엔비디아는 차세대 칩의 조기 출시와 더불어, 그간 AI 및 HPC 경쟁력 유지의 비결 중 하나인 전용 서버 및 네트워크 번들 판매 전략을 적절히 구사해 AI 칩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딜로이트 등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올해 AI 칩 시장 점유율은 상반기 기준 약 9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강력한 경쟁 제품들이 대거 쏟아져나오는 내년부터는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경쟁사의 공격과 업계 1위를 수성하려는 엔비디아의 수성전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