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기차 제조사 WM모터가 내수 시장 약화와 자국 내 치열한 경쟁 등을 버티지 못하고 파산 신청했다.
11일(현지시간) 닛케이 아시아는 상하이에 본사를 둔 중국 전기차 회사 WM모터가 파산 신청을 냈으며, 현지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WM모터는 10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지난 토요일 법원이 파산 신청을 받아들였다”라고 밝히며 “코로나19 사태와 자본시장 침체,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요인으로 경영난을 겪었지만, 글로벌 투자자들과 구조조정을 통해 재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대표 자동차 제조사 지리 그룹의 전 임원이자 볼보 차이나 회장인 프리먼 셴(Freeman Shen)이 2015년에 설립한 WM모터는 다른 전기차 신생 기업 니오(Nio), 리 오토(Li Auto), 샤오펑 모터스(Xpeng Motors) 등과 더불어 테슬라의 대항마로 거론됐던 회사다.
특히 2020년 팬데믹 기간 동안 국가 지원 투자자그룹과 바이두 등으로부터 100억 위안(약 1조 8300억 원)을 조달한 데 이어, 이듬해 4분기에는 현지 부동산 개발업체 애자일 그룹과 기타 투자자들로부터 4억 5700만 달러(약 6126억 원)를 추가로 유치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실물 경기 둔화와 부동산 위기 등이 겹치면서 성장률은 점차 둔화하는 추세다.
특히 중국 정부의 전기차 육성 정책으로 2018년부터 2022년 사이에만 무려 200여 개의 신규 전기차 업체가 창업하면서 내수 경쟁이 심해졌다.
또한, 지난해 최고조에 이른 코로나19 봉쇄로 현지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WM모터를 비롯한 현지 전기차 스타트업의 수익과 실적도 크게 악화됐다.
현지 뉴스포털 소후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680만대를 기록하며 연평균 93% 성장을 기록했지만, WM모터는 지난해 2만 9400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이는 전년 대비 약 3분의 1에 불과한 수치다.
닛케이에 따르면, WM 모터의 파산 신청에 앞서 또 다른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바이톤(Byton)도 2020년 영업을 중단한 후 같은 해 7월에 문을 닫았다.
미국 컨설팅 회사 알릭스파트너스는 “오는 2030년까지 160개 이상의 중국 전기차 브랜드 중 5분의 1 미만만이 재정적으로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