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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자위대 모집난'에 日 군사대국화 야망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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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자위대 모집난'에 日 군사대국화 야망 먹구름

일본 자위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자위대. 사진=로이터
준군사조직인데도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일본 자위대에 비상이 걸렸다.

신병 모집에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5년 내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 선까지 늘려 세계 3위의 군사 강국으로 올라서겠다는 일본 자민당 정부의 군사 대국화 야망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자위대 지원자 4000명도 안 돼
1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일단의 국방전문가 패널이 지난 7월 자위대 신병 모집 실태에 관해 조사를 벌인 결과 지원자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자위대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 매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전문가가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자위대 병력 규모는 지난 1990년 이후 감소를 거듭한 끝에 현재 23만 명 이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자위대는 육상자위대·해상자위대·항공자위대로 구성돼 있고, 육상자위대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보고서는 특히 “지난해 자위대 지원자를 확인한 결과 지원자가 4000명에도 이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정부가 당초 잡은 계획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매우 우려할 결과”라고 밝혔다.

자긍심의 부재+인구 노령화


자위대 지원자가 이처럼 크게 줄어든 배경으로는 인구 노령화가 지속적으로 확산된 가운데 일본에 대한 일본 젊은이들의 자긍심이 역대급으로 줄어든 것이 주요하게 꼽혔다.

일본은 인구 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된 끝에 현재 인구 10명 가운데 한 명이 80세 이상의 고령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인구는 무려 30%에 육박한다. 유엔은 일본이 65세 이상 인구 기준 세계 최고령 국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AFP는 전‧현직 자위대 요원들을 취재한 결과 인구 노령화 문제뿐 아니라 젊은이들의 사고방식 변화도 자위대 모집 대란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자위대 소속 공수부대에서 근무했다는 40대의 기무라 유이치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자위대에서 근무했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하지 않는 편”이라며 “자위대에서 근무했다는 것이 그다지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처우도 낮은 데다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하는지가 분명하지 않은 등의 문제로 자위대 요원들의 사기는 한마디로 바닥 수준”이라면서 “실제로 나라를 지키겠다는 생각이나 전투에 투입될 것으로 생각하고 자위대에 지원하는 사람은 없다”고 덧붙였다.

자위대 병장 출신인 20대의 곤도 고헤이는 “자위대 요원으로 지원한 사람 가운데 국방에 대한 개념을 갖고 입대한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 “지진 같은 자연재해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요량으로 자위대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대다수”라고 밝혔다.

이 같은 지원자 모집난을 반영한 듯 일본 방위성은 공식적으로는 부인하지만 자위대 지원 자격을 내부적으로 완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AFP는 전했다.

방위성이 자위대 병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일부 계급의 정년을 한 살씩 올리기로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