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양상이 바뀔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은 미 해군이 자랑하는 대규모 항공모함전단을 가자지구 인근 동지중해에 급파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세계 최강 항모전단 2개를 급파한 것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직접 개입하기 위한 행보라기보다는 일종의 ‘시위’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미국의 대규모 항모전단이 가자지구 근처에 머무는 행위 자체가 주변 아랍국의 개입과 전쟁 확산을 억제하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미 해군 항모전단 어떻게 구성돼 있나
16일(현지시간) 미국의 정치 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제럴드 포드호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호를 중심으로 구성된 항모 전단은 영어로 ‘carrier strike group(CSG)’으로 불린다. 우리말로는 통상 ‘항모전단’ 또는 ‘항공모함타격단’으로 옮긴다.
항모전단은 미 해군이 항공모함을 중심으로 편제하는 부대 단위로 해군 소장이 사령관을 맡아 지휘한다.
무려 7500명에 달하는 해군 병력과 초대형 항공모함 1척, 65대 안팎의 함재기로 구성된 항모비행단, 1척 이상의 이지스 순양함, 2척 이상의 이지스 구축함 또는 호위함, 2척 이상의 공격형 핵잠수함(SSN), 1척 이상의 보급함(군수지원함) 등으로 구성되는 것이 통상적이다.
항모전단을 명실상부하게 운영할 능력을 갖춘 나라로는 미국 외에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 정도가 더 있으나 미 해군 항모전단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외에 여러 개의 항모전단을 함께 운용하는 나라는 중국과 인도 정도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밖에 웬만한 나라의 해군력은 미 항모전단 하나에 미치지 못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미 항모전단의 위력은 막강한 수준이다. 중소국의 경우 해군력과 공군력을 합쳐도 미 항모전단의 전력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라는 평가도 있다.
미 항모전단의 위력
미 항모전단은 바다 위를 떠다니는 거대한 ‘해군+공군기지’에 흔히 비유된다.
미 항모전단의 항공모함에는 웬만한 국가의 공군력을 뛰어넘거나 맞먹을 정도의 항공기가 탑재돼 있다. 항모전단을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해당 국가의 해군력과 공군력 자체가 달라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엄청난 위력을 자랑한다.
미국은 제럴드 포드호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호를 포함해 총 11척의 항공모함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기준으로 전 세계에 존재하는 항공모함이 21척이므로 절반을 미국이 차지하는 셈이다. 나머지는 중국, 인도,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러시아로 각각 2척씩 보유 중이다.
더힐에 따르면 미 해군 항모의 전투력은 가공할 수준이다.
무려 1000마일(약 1609km)이나 떨어진 거리에 있는 대상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본적으로 갖췄을 뿐 아니라 항모에서 출격한 전투기가 공중급유까지 받으면 더 먼 거리까지 타격이 가능한 위력을 갖췄다.
미 해군 항모의 작전반경은 1000km 이상이어서 적의 감시 체계나 요격체계와 멀리 떨어진 적진을 공격할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항모 자체는 방어력이 취약하지만 항모전단으로 편제돼 있어 공습, 미사일 공격, 잠수함 공격 등 이 반경 범위에서 들어오는 모든 유형의 공격을 방어할 수 있다.
그러나 직접 전투에 개입하기 전에 항모전단 자체가 출현하는 행위 자체가 전쟁을 억제하거나 전쟁의 확산을 막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군사적 갈등이나 분쟁을 평화적인 방식으로 해소하거나 최소화하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