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다시 오르고 있다. 장 초반 뉴욕증시는 한때 하락세를 보였으나 FOMC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전기차 쇼크로 주가가 떨어졌던 테슬라도 상승반전해 200달러선을 넘어섰다. 뉴욕증시뿐 아니라 국채금리 달러환율 국제유가 그리고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등 가상 암호화폐도 FOMC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전망을 주목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속에서도 오히려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1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정례회의를 시작했다.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한국시간 2일 새벽 나오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결정을 주시하며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증시에서는 국채금리의 가파른 상승이 금융 환경을 긴축시켜 연준의 일을 돕고 있다고 진단해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올해 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선언하기보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를 웃돌고 있어 고금리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는 데 방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증시에서는 미국 재무부의 만기별 차입 계획도 주시하고 있다. 3분기 이후 장기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비용이 상승한 만큼 중장기물의 발행 규모가 줄어들지, 아니면 단기채 비중을 줄이기 위해 장기물 발행 규모를 확대할 지가 관심사이다. 미국의 주택 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올해 8월 주택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 올라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8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소비자들의 경기 신뢰도는 3개월 연속 떨어졌다. 콘퍼런스보드가 집계한 10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2.6으로 전달의 104.3에서 떨어졌다. 이날 수치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인 100은 웃돌았다.
임금 등 고용 비용은 예상보다 더 많이 올랐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3분기 고용비용지수(ECI)는 계절 조정 기준 전 분기 대비 1.1% 올랐다. 이는 2분기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예상치인 1.0% 상승을 모두 웃돈다. 전년 대비로는 4.3% 올라 전 분기의 4.5%에서 둔화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5%의 상승률보다는 둔화했다. 고용 비용지수는 은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왔다는 점에서 연준과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지표이다.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화이자는 분기 손실 규모가 예상보다 컸다는 소식에 주가는 떨어지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회사의 배터리 공급업체인 일본의 파나소닉이 최근 배터리 생산을 줄여왔다는 소식에 전날 크게 하락했으나 이날은 반등 중이다. 미국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의 이벤트보다 같은 날 나오는 재무부의 분기 차입 계획에 따른 국채금리 움직임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럽 증시는 상승이다. 뉴욕 국제 유가는 중국과 유럽 등지의 경제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29달러(1.57%) 떨어진 배럴당 81.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유가는 이틀 연속 하락했다. 이틀간 하락률은 5.28%에 달한다. 이날 종가는 지난 8월 28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제 유가는 지정학적 긴장에도 이달에만 10.76% 하락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은 심화되고 있으나, 해당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하지 않으면서 원유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중국의 10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50 아래로 떨어지면서 제조업 경기가 다시 위축 국면으로 돌아선 것으로 나왔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10월 제조업 PMI는 49.5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와 전월치인 50.2를 모두 밑도는 것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1%를 기록해 역 성장했다. 유럽의 경기가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유로존의 GDP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2022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유로존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2.9%로 잠정 집계돼 직전월의 4.3%에서 크게 둔화했다. 이날 수치는 2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이 종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에너지 정보청(EIA)이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8월 원유 생산은 역대 최대인 하루 1천305만배럴을 기록했다. 가장 큰 우려는 이란산 원유를 둘러싼 문제이다. 미국이 이란 수출에 대한 제재를 더 엄격하게 시행할 경우 하루 최대 100만배럴의 원유가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다.
하마스 소탕을 위한 지상 작전을 진행 중인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에 있는 하마스의 근거지를 장악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기바티 보병 여단이 주도하는 보병들과 탱크 부대가 자발리아 서쪽에 있던 하마스 군사조직 자발리아 대대의 근거지를 장악했다"며 "이 과정에서 50여명의 테러범을 사살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오늘 장악한 하마스 근거지에는 지하 터널과 로켓 발사대, 무기 창고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자발리아의 난민촌에서 100명이 죽고 300여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하루전 뉴욕증시는 이번 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반등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11.37포인트(1.58%) 상승한 32,928.96으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9.45포인트(1.20%) 오른 4,166.82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46.47포인트(1.16%) 상승한 12,789.48로 거래를 마감했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투자자들은 연준이 남은 12월 회의에서 금리를 추가 인상할지 아니면 이쯤에서 인상을 종결할지를 주목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추세적으로 둔화하고 있으나 시장의 예상만큼 빠르게 둔화하지는 않고 있으며, 고용과 소비 시장도 여전히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연준이 내년에도 5% 이상의 고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재앙을 우려한 국제사회의 일시 휴전 요청에도 사실상 지상전으로 여겨지는 '두 번째 전쟁 단계' 진입을 선언하고 작전 규모를 확대했다. 이란은 이에 대해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경고하면서 친(親)이란 세력의 분쟁 개입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