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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지구 장악을 위한 '전쟁 비용' 너무 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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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지구 장악을 위한 '전쟁 비용' 너무 과해

15일(헌재시간)에 공개된 비디오 스틸 이미지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맞서 진행 중인 지상 작전 중 가자에서 전투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15일(헌재시간)에 공개된 비디오 스틸 이미지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맞서 진행 중인 지상 작전 중 가자에서 전투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전쟁으로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비용은 늘게 마련이다. 전쟁 비용은 처음 예측보다 더 많이 투입되고, 이제 공공 재정에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

하마스 기습 공격 보복으로 집중 공세를 퍼부은 것이 10월 7일이므로 전쟁 시작은 한 달가량 지났다.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지상 공세를 시작한 지 거의 2주이므로, 전쟁 비용은 이때부터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스라엘은 처음부터 군사적으로, 정치적으로 하마스를 파괴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현재까지는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지만, 이미 이스라엘은 길고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반복해서 말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국가가 전쟁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치를 밝히지 않고 “수도꼭지를 열고 필요한 사람에 자금을 공급하라”라고 말했다. 코로나 때 그랬던 것처럼, 지난 10년 동안 쌓아온 매우 강한 경제를 바탕으로 전쟁이 우리 재산을 빼앗아가더라도, 주저 없이 국가가 피해를 보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돈을 지출할 곳이 늘어나고 있다.
이스라엘 고위 관료는 “15라운드 중 아직 4라운드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초기 단계라는 말이다. 전쟁은 매일 약 2억 6000만 달러가 든다.

이는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는 규모로, 이스라엘 정부는 이미 큰 비용을 투입했지만, 전쟁이 길어지면서 비용을 더 충당하기 위해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

재무부의 추정에 따르면, 전쟁으로 약 80억 달러의 경제적 부담이 발생했다.

이미 예산의 적자는 전년 대비 10월에 7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금융부는 10월보다 11월에 75% 더 많은 돈을 빌릴 계획을 발표했다. 이스라엘 정부에서는 전쟁 시작 초기에 비용이 약 510억 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 금액은 대략 12개월 동안의 전쟁 비용으로 이스라엘 국내총생산(GDP)의 약 10%에 해당할 정도로 막대하다.

실제 경제학자들은 전쟁으로 적자가 올해 경제 생산량의 4%, 2024년 5%에 도달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는 정부의 이전 예측의 두 배 이상이다.

이스라엘의 10년 만기 국채 이자율은 전쟁이 시작된 이후에 상승했다. 2023년 2월 말에는 이자율이 2.5%, 8월 말에는 5.5%, 11월 1일부터 14일까지의 기간 동안 이자율은 5.15%에서 5.80%로 상승했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이스라엘 대중과 시장 모두에 전쟁과 관련이 없는 모든 재량 지출을 줄이도록 압력을 받고 있다.

전쟁이후 S&P는 이스라엘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했고, 무디스와 피치는 이스라엘의 등급 강등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재정적 타격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이스라엘 주식은 전투가 발발한 이후 세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텔아비브의 주요 지수는 달러 기준으로 15% 하락했으며 이는 거의 250억 달러에 해당한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출신의 노벨경제학 수상자 등 경제학자들은 이스라엘 경제를 위해 전쟁 비용을 부채로 마냥 투입할 수 없다며 전쟁에 필수적이지 않은 모든 것을 집행 중단하라고 제안했다.

예산 가운데 종교적 목적에 사용할 연합 기금을 전환하는 등 재정 집행의 구조적 개혁을 통해 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35.5억 달러에 달하는 연합 기금을 당장 필요하지 않은 종교적 목적에 투입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연합 기금은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종교적인 네타냐후 정부를 포함한 5개의 연정에 배정된 재량 지출을 말한다. 이 기금은 일부 종교 학교와 웨스트뱅크 정착지 개발에 사용될 예정이다.

경제학자들은 연합 기금을 전환하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 재정 전망은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쟁 비용을 늘리면 결국 적자는 늘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재정난을 감안할 때 연합 기금의 전환은 합리적 선택이지만, 현재 정권은 종교적 입장을 아주 중요시해 네타냐후 총리가 이를 연합정권 세력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다.

네타냐후 정권은 연합 기금이 삭감되면 정권이 깨질 수 있다. 5월에도 일부 정당이 지출이 승인되지 않으면 여당 연합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연합 기금은 이스라엘 정통 공동체에서 운영하는 종교 학교에 투입되는데, 이 공동체의 구성원은 병역에서 면제되고 종교 학습을 허용하기 위해 정부 보조금으로 생활한다.

따라서 정통 학교에 대한 자금 지원이 삭감되면 정통 공동체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종교적 믿음이 강한 정파에게 삭감은 수용하기 힘든 제안이다. 네타냐후는 합리성과 종교적 원리 사이에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이스라엘 분쟁은 어떤 의미에서 종교 차이로 발생한 전쟁이다. 이제 전쟁의 원인이 된 종교가 종교의 근간인 종교 공동체를 일시나마 위협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