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은 바이든 대신 미셸 오바마 등판 우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81번째 생일을 맞는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사설에서 “81세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나서는 것은 극도의 이기주의”라며 불출마를 종용했다. 이 신문은 “AP 통신이 8월에 실시한 조사에서 민주당원 69%, 무당층 74%, 공화당원 89%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집권에 나서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다고 응답했다”고 지적했다. WSJ은 “지난 2020년 대통령 선거 당시에는 바이든의 나이 문제가 뒷전으로 밀렸으나 이번 재선에 나서면서 이 문제가 선두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76세에 취임해 이미 최고령 대통령 기록을 세웠다. 바이든 이전 최고령 대통령은 로널드 레이건으로 69세에 취임했었다.
이 신문은 “바이든이 이미 카메라 앞에 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의 공식적인 일정도 제한되고 있다”고 전했다. WSJ은 “그가 재선에 성공하면 2029년까지 재임하고, 그의 나이가 86세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사태가 발생했을 때 고령인 그가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WSJ은 “여론 조사를 보면 바이든의 약점으로 인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바이든이 재집권해도 그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대통령 자리를 넘겨줄 확률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바이든 대통령의 참모들이 그에게 나라를 위해 출마를 포기하도록 건의해야 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려면 현직에서 사퇴하고, 더는 바이든을 방어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바이든과 리턴 매치 가능성이 큰 트럼프 전 대통령도 최근 나이 탓으로 의심되는 실수를 연발했다. 트럼프는 아이오와주(州) 수시티에서 열린 집회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라고 했다. 또 트럼프는 한 집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자신이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이겼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승리했고, 2020년 대선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의 무장 정파 하마스의 명칭을 반복해서 잘못 발음하는 모습도 보였다.
트럼프가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면 바이든 대통령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미국 대통령이 된다.
오바마 정부 시절 백악관 선임고문을 지낸 정치평론가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소셜 미디어 엑스에 올린 글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내년 대선 경선 레이스에서 하차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며 불출마 결단을 촉구했다. 액설로드는 “오로지 바이든 대통령만이 결단을 내릴 수 있다”며 “그가 대선 출마를 고수한다면 민주당 후보가 되겠지만, 그가 판단해야 할 것은 그것이 현명한 결정인지 자신과 국가에 이익이 될 것인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공화당 소속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주)은 최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내년 8월 여름 전당대회를 통해 바이든 대신 미셸 오바마를 선출할 수 있고, 그 가능성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