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소기업계에서 대학교 졸업자들을 기피하는 현상이 널리 확산된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대학 졸업장보다 실무 능력과 경험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미국 직장문화의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흐름이란 분석이다.
美 중소기업들 90% 이상 “美 대학들, 업계 필요한 인력 배출 못해”
조사는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대표를 비롯한 미국의 7만개 중소기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를 벌인 두 업체는 모두 보수 성향의 직장인과 소비자를 겨냥한 온라인 플랫폼이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이목을 끈 대목은 ‘현재 미국 대학들이 기업들에 필요한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무려 응답자의 67%가 “결코 그렇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여기에다 “그렇지 않은 편”이라는 응답도 24.4%로 나타나 조사 대상자의 90% 이상이 현재 미국 대학들이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매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대학 졸업장 무용론
건설현장 근로자 출신으로 ‘블루칼라가 돈(Blue Collar Cash)’이라는 책을 펴낸 켄 러스크는 폭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블루칼라 직종에서 일했던 내 입장에서는 전혀 놀라운 소식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대학들은 졸업장만 내줄뿐 더 이상 산업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거의 배출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락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한 중소기업 대표는 “대학들이 써먹을 수 없는 졸업자만 양산하는 상황이 계속되는 한 산업계의 인력 부족 사태는 갈수록 악화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러스크는 오히려 대학 졸업장이 대졸자들의 취업을 가로막는 요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졸자들은 졸업장만 있으면 충분히 직장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잘못된 생각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산업현장에서는 실무 능력이나 경험과는 전혀 무관한 졸업장이 아니라 실무 능력을 갖춘 사람을 원하는 것이 당면한 현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러스크는 “고용시장도 수요과 공급의 법칙에 따라 움직일 수 밖에 없는데 실무 능력을 갖춘 인력을 찾는 중소기업은 많지만 그런 능력을 지닌 대졸자들은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 때문에 대졸자들이 고용시장에서 외면 받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학 졸업장에 만족하지 말고 비용이 대학 등록금의 5분의 1, 10분의 1 밖에 되지 않는 전문교육을 받는데 투자해 자격증을 갖춘다면 오히려 취업 가능성을 크게 늘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폭스뉴스는 “실제로 이번 조사 결과 4년제 대학 졸업자를 고용할 의향이 있다는 중소기업 대표는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반면 중소기업 대표들의 41.5%는 “대학 졸업장은 별 의미가 없는 자격”이라고 답했다. 심지어 응답자의 40% 이상은 대학 졸업장이 있는 구직자는 고용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