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앱 방문객 아마존 2억 6800만 명, 쉬인 2860만 명, 테무 4200만 명
중국 할인 쇼핑 앱 쉬인과 테무가 800달러 이하 수입품 패키지에 대한 관세 면제라는 미국 무역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미국 내에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연중 최대 쇼핑 시즌인 추수감사절과 성탄절 전후에 쉬인과 테무가 전자 상거래 선두 업체인 아마존에 아직은 턱없이 밀리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웹사이트와 앱 관련 통계 조사 기관인 시밀러웹(Similarweb)에 따르면 쉬인과 테무 웹사이트와 앱 접속자들은 10명 중 9명꼴로 ‘윈도 쇼핑객’이다. 앱 방문객은 많지만, 이들이 실제로 물건을 잘 구매하지 않는다고 시밀러웹이 밝혔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쉬인은 올해 10월에 웹사이트 방문객이 2860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7.25%가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쉬인에서 물건을 산 사람의 비율은 4.1%로 1년 전 당시의 4.6%에 비해 오히려 줄어들었다.
테무는 올해 10월에 방문객 42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하면 4배가 증가한 것이라고 로이터가 지적했다. 그러나 테무 앱 접속자 중에서 실제로 물건을 구매한 사람의 비율은 4.5%에 그쳤다.
아마존은 쉬인과 테무를 완파했다. 아마존 앱 방문자는 올해 10월에 2억 6800만 명을 기록했고, 이 중 56%가 실제로 물건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패스트패션 업계의 정상에 오른 중국의 패션기업 쉬인이 지난 8월 미국 의류 기업 포에버21과 제휴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쉬인은 온라인 분야 최강자이고, 포에버21은 오프라인 분야에서 확고한 기반을 구축한 업체다. 두 회사의 제휴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포에버21 오프라인 매장에서 쉬인의 상품을 살 수 있고, 포에버 21 제품은 쉬인의 인터넷 매장을 통해 판매된다.
쉬인은 또 영국의 대표 의류전문점 (SPA) 브랜드 탑샵(Topshop)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포브스차이나가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SPA 브랜드 아소스(Asos)는 2년여 전 아카디아그룹으로부터 인수한 탑샵을 매각하는 것을 고려 중이고, 쉬인이 현재 탑샵 인수에 관심을 보인다.
쉬인은 이에 앞서 지난 10월 말 영국의 또 다른 영국의 SPA 브랜드 미스가이디드(Missguided)와 미스가이디드 관련 지식재산권(IP) 전부를 인수했다. 로이터는 쉬인이 미스가이디드를 인수해 기업가치가 900억 달러로 뛰었다고 보도했다.
'중국판 유니클로'로 불려 온 쉬인은 올 초부터 타사 제품을 판매하는 마켓플레이스를 본격화하면서 아마존닷컴, 알리바바, 테무와도 경쟁하고 있다. 쉬인은 팬데믹 기간에 6000여개의 아이템을 경쟁사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해 급성장했다. 쉬인이 유행에 민감한 MZ세대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자 세쿼이아 캐피털 차이나 등 세계적인 투자자들이 투자했다.
쉬인은 우선 멕시코, 브라질, 미국에서 마켓플레이스를 개설했고, 유럽 시장에는 나중에 진출할 계획이다. 쉬인은 패션, 뷰티, 라이프스타일 관련 제품을 넘어 모든 소비재를 판매하기로 했다.
미국은 800달러(약 104만 원) 이하의 수입품 패키지는 '최소 기준 면제'(de minimis exemption)로 불리는 간소화된 절차로 관세 없이 통관시킨다. 미국은 2016년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해 관세 면제 한도를 200달러에서 800달러로 올렸다.
2023회계연도에 이런 절차를 적용받은 패키지가 2019회계연도의 두 배인 10억 개를 넘었고, 중국 할인 쇼핑 앱 쉬인과 테무가 3분의 1을 차지했다. 쉬인과 테무는 미국에 대형 물류창고를 세워 재고를 쌓아두는 대신 중국에서 미국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한다. 지난 5월 쉬인의 평균 주문 금액은 71달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