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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팬데믹 이후 지출 양극화...'보복 소비' 늘어도 기부는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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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팬데믹 이후 지출 양극화...'보복 소비' 늘어도 기부는 급감

블프·사이버먼데이 판매 사상 최대 기록… '기빙 튜즈데이' 참가자는 10% 감소
미국인들이 고금리, 고물가 사태 속에서도 연말 쇼핑 시즌을 맞아 '보복 소비'를 계속하고 있으나 기부 참가자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CNN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인들이 고금리, 고물가 사태 속에서도 연말 쇼핑 시즌을 맞아 '보복 소비'를 계속하고 있으나 기부 참가자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CNN
팬데믹 이후 미국인의 소비 패턴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이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에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지갑을 열었다. 하지만 블랙 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 등 소비 문화에 맞서 글로벌 나눔 운동을 장려하기 위해 2012년부터 시작된 기빙 튜즈데이(Giving Tuesday) 행사 참가자는 올해 3400만 명가량으로 지난해보다 오히려 10%가 감소했다고 CNN이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기빙 튜즈데이 집계에 따르면 올해 모금액은 31억 달러(약 4조원)로 지난해에 비해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아샤 쿠란 기빙 튜즈데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우리의 목표는 특정한 날 하루가 아니라 연중으로 지역사회와 이념, 세계의 기구 등을 위한 지원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면서 “하지만 지난해에 비해 올해 참가자가 감소한 점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CNN은 “기빙 튜즈데이 참가자 감소는 다른 구호단체들이 겪고 있는 현상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기빙 USA가 지난 6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이 실소득 중에서 기부에 사용하는 돈의 비율이 1995년 이후 최저치로 줄었다.

미국인은 지난해에 실소득의 1.7%를 기부금으로 냈다. 이는 2021년 당시의 3.4%에 비해 줄어든 것이고, 액수로는 4993억 달러(약 648조5900억원)에 이른다. 그렇지만 이 금액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그 전해에 비해 10.5%가 줄어든 것이라고 이 방송이 지적했다.

지난해 기빙 튜즈데이 모금액은 31억 달러에 근접했다. 이는 2021년에 비해 15%가량 늘어난 것이고, 2020년 팬데믹 첫해에 비해 25%가 증가한 것이다. 지난 2021년 기빙 튜즈데이 기부금은 그 전해에 비해 9% 증가한 27억 달러에 달했다.
기부 캠페인은 사람들이 연휴 쇼핑 시즌에 돈을 쓰면서 동시에 자선단체에 기부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시작됐다. 연중 최대 규모의 할인 행사인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의 상업주의에서 벗어나 주변을 되돌아보자는 취지로 시작됐고, 이 캠페인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방송 진행자 엘런 디제너러스 등 유명 인사들이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해시태그 기빙 튜즈데이’를 사용해 이벤트를 알렸다.

기빙 튜즈데이는 단순한 현금 기부만 하는 행사가 아니라 지구를 위해 쓰레기를 줍고, 주방과 냉장고를 공유하무료로 강의를 하거나 지인들에게 긍정적인 표현을 해주는 등의 이벤트로 이어지고 있다.

기빙 튜즈데이 참가자가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미국인이 여전히 팬데믹 이후 ‘보복 소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고물가 사태 속에서도 올해 추수감사절 연휴의 할인 행사 기간 역대 가장 많은 소비자가 지갑을 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소매협회(NRF)에 따르면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에서 시작해 사이버 먼데이까지 5일 동안(일명 사이버 위크) 미국인의 60%가량인 2억 명이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으로 쇼핑했다.

어도비의 마케팅 데이터 분석 솔루션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추수감사절(11월 넷째 목요일) 직후 월요일인 '사이버 먼데이'(27일)에 미국 전자상거래 매출액이 124억 달러(약 16조원)로 지난해 같은 날보다 9.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이버 먼데이 매출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앞서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블랙 프라이데이인 지난달 24일에도 미국 전자상거래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7.5% 증가한 98억 달러(약 12조8000억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추수감사절 당일부터 사이버 먼데이까지 5일간 온라인 매출액은 총 380억 달러(약 49조2000억원)에 달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