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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강화된 中 배터리 규제, 전기차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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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강화된 中 배터리 규제, 전기차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2024년형 테슬라 모델3. 사진=테슬라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형 테슬라 모델3. 사진=테슬라
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이 중국산 배터리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는 미국 정부의 새로운 규정이 전기차 가격을 전반적으로 올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재무부와 에너지부는 지난 1일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외국 우려 기업'(FEOC)에 대한 세부 규정안을 발표했다.
FEOC는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정부가 ‘소유·통제·관할에 있거나 지시받는’ 기업을 뜻한다. 이번 새로운 규정으로 FEOC가 미국이나 제3국 등 외부에서 외국 기업과 합작회사를 설립해도 FEOC 국가 정부 관련 지분이 25% 이상이면 전기차 구매 시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현재 미국은 배터리 부품과 핵심 광물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고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대해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향후 이 혜택을 받으려면 배터리 부품은 2024년부터,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은 2025년부터 FEOC에서 조달하면 안 된다.
하지만 이미 상당수 전기차 제조사들이 중국산 배터리 또는 중국산 소재가 들어간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어 보조금 혜택을 받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배터리 셀 생산시설의 3분의 2가 중국에 있는 반면, 미국은 약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국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과 각종 희토류 광물, 흑연 등의 세계 최대 가공 및 공급 국가다.

CNN은 결과적으로 미국 정부의 새 규정이 전기차 구매 비용을 증가시킴으로써 전기차 가격이 인상되는 효과를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 규정은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 공급망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주요 자동차 및 배터리 제조사들이 중국 외 국가로 배터리 및 소재 수입선을 바꾸고, 미국이나 중국 외 지역에 신규 배터리 공장을 설립해 안정적으로 공급을 받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기 때문이다.

다만 CNN은 재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자동차 및 배터리 제조사들이 공급망을 전환하기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도록 추적하기 어려운 특정 배터리 재료를 일시적으로 제외할 것이라고 전했다.

자동차 혁신 연합의 존 보젤라 회장은 “새 규정은 제조업체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보조금 지급 기준에 대한) 명확성을 제공할 것”이라며 “전기차로 전환을 위해서는 미국 산업 기반의 완전한 변화가 필요하다. 이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을 기념비적인 작업”이라 밝혔다

그는 또 “(새로운 규정이 발효되면)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103개 이상의 전기차 중 약 20개 차종만 세금 공제의 일부 또는 전부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대표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도 자사의 '모델 3' 2종을 비롯한 일부 차종에 제공되는 보조금이 내년부터 삭감되어 실제 구매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테슬라는 자사 전기차에 중국 최대 전기차 배터리 업체 CATL의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미국 포드사가 미시간주에 짓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도 CATL의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어서 이번 규정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앞서 미국 정치권은 포드의 해당 배터리 공장 계획에 대해 “세금 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편법을 동원한 것”이라며 비난한 바 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