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 공장 생산 조기 착수…기아 EV9은 3750달러 첫 수혜

뉴욕 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새 규정 시행으로 기존에 보조금을 받던 다수의 전기차가 더는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NYT는 기아가 새해부터 조지아주 공장에서 7인승 스포츠 유틸리티 전기차 EV9을 생산하기 시작하고, 차량 1대당 보조금 절반인 3750달러를 새로 받게 된다고 전했다.
NYT는 “현대차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의 40% 이상을 리스 또는 렌터카로 판매함으로써 정부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면서 “이 비율은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 규정이 시행되기 이전에 비해 5%가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미국에 짓고 있는 전기차 전용 공장을 조기 가동해 ‘보조금 적격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현지 전기차 공장 생산 시기를 애초 2025년에서 내년 하반기로 앞당겼다.
미 재무부는 중고 전기차에도 한 대당 4000 달러의 보조금을 준다. 중고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출시된 지 최소한 2년이 지나야 하고, 판매 가격이 2만 5000달러 미만이어야 한다. 그 대신 중고 전기차에 주는 보조금에는 ‘북미 최종 조립’ 규정을 적용하지 않아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고 전기차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이 새해부터 '외국 우려 기업'(FEOC)에 대한 세부 규정을 시행함에 따라 테슬라 모델3을 비롯한 전기차 다수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탈락한다. 테슬라는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인 중국 CATL의 배터리를 사용한다.
FEOC는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정부의 소유·통제·관할에 있거나 지시를 받는 기업으로 규정했다. 미국은 배터리 부품과 핵심 광물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고,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대해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이 혜택을 받으려면 배터리 부품은 2024년부터,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은 2025년부터 FEOC에서 조달하면 안 된다. FEOC가 미국이나 제3국 등 외부에서 외국 기업과 합작회사를 설립해도 FEOC 국가 정부 관련 지분이 25% 이상이면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현재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전기차 업체는 테슬라, GM, 포드, 폭스바겐, 리비안, 닛산뿐이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제조업체는 아우디, BMW, 크라이슬러, 닛산, 링컨 등이다. NYT는 “새 규정 시행으로 중국산부품 소재 사용 또는 중국 정부가 영향력을 미치는 기업과의 연루 등으로 다수의 차량이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전했다.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양사는 올해 1∼3분기 미국에서 친환경차 21만 3270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 13만 1986대와 비교하면 무려 61.6% 증가한 것이다. 두 회사의 지난해 미국 친환경차 연간 판매량 18만 2627대와 비교해도 3만대 이상 많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현대차는 11만 9556대, 기아는 9만 3714대의 친환경차를 각각 판매했다. 현대차에선 투싼 하이브리드(3만353대)가 가장 많이 팔렸고, 이어 전기차 아이오닉5(2만 5306대), 싼타페 하이브리드(1만 6824대) 등의 순이다.
기아에선 스포티지 하이브리드(3만 604대), 니로 하이브리드(2만 3대), 쏘렌토 하이브리드(1만 9927대) 등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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