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지원법에 따라 약 2125억원 제공…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
미국 정부가 미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에 두 번째로 ‘반도체 지원 및 과학 법’(칩스법)에 따라 정부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4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미 상무부는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에 1억6200만 달러(약 2125억원)의 정부 보조금을 주기로 했다. 상무부는 이에 앞서 지난달 11일 F-15, F-35 등 미군 전투기에 사용되는 핵심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영국 방산업체 BAE시스템에 처음으로 보조금을 주기로 했었다. 미국 정부가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에 제공하는 보조금 중 9000만 달러는 콜로라도주 스프링스 반도체 제조 시설을 현대화하는 데 사용되고, 나머지 7200만 달러는 오리건주 그레셤 제조 시설 확장에 사용된다. 미 상무부는 이번 보조금 지급으로 미국 내 반도체 생산량이 늘어 해외 의존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는 전기차와 일반 자동차, 세탁기, 휴대전화, 비행기, 군산 복합체 제품 등에 사용되는 마이크로컨트롤러 유닛(MCU)과 머추어 노드(mature node·40㎚ 이상) 반도체 등을 생산한다. 이 회사는 정부 지원금을 이용해 MCU와 특수 반도체 생산을 늘리고, 900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상무부가 밝혔다.
이에 앞서 BAE시스템은 뉴햄프셔주 공장 현대화를 위해 3500만 달러(약 462억원)를 미국 연방정부로부터 지원받아 미국 내 반도체 생산량을 현재보다 4배로 늘린다.
미국은 반도체 산업에 520억 달러(약 68조원)를 직접 지원하고, 세제 혜택 등을 통해 모두 2800억 달러(약 368조원)를 지원하는 내용의 ‘반도체 지원 및 과학 법’을 제정했다. 초당적으로 미 의회를 통과한 이 법에 따르면 약 390억 달러가 미국 내에서 반도체 생산 시설을 신설·확장·현대화하는 기업에 제공된다. 나머지 110억 달러는 반도체 연구·개발 지원비로 사용된다. 방위산업 관련 반도체 업체에는 20억 달러가 지원된다. 다만 이 지원금을 자사주 매입 또는 외국 투자에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반도체 기업에 대한 세액 공제 혜택도 이 법에 명문화돼 있다. 반도체 생산을 위한 투자에 대해서는 세액에서 25%를 빼주기로 했고, 그 수혜 규모가 향후 몇 년에 걸쳐 2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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