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아시아로 향하는 직항편 운임이 상승 추세다. 미국에서 중국이나 일본으로 가는 주요 항공 노선의 운임은 30% 정도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과 미국보다 행동 규제 완화가 늦었던 아시아는 이제 입출국이 쉬워지면서 사람의 이동이 정상화되고 있다. 비행기 부족도 이 운임 상승의 한 원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영국 항공정보업체 시리움(Cirium)이 2023년 미국 주요 공항과 해외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노선의 이코노미 좌석 운임을 분석했다. 전년 대비 상승률이 높은 상위 200개 노선 중 일본과 중국 노선이 80편 포함됐다.
일본에서는 2023년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책으로 인한 국경 조치가 폐지되어 입출국이 쉬워졌다. 나리타, 하네다, 간사이 공항으로 가는 미국발 29개 노선의 운임은 전년 대비 20~50% 상승했다. 가장 많이 인상된 노선은 덴버에서 나리타로 가는 노선으로 46% 올랐다. 덴버 공항은 유나이티드항공의 허브공항으로, 미국 각지에서 덴버를 경유해 일본으로 가는 환승 수요가 많았다.
미국-중국 노선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중국-홍콩 노선의 운임이 평균 31% 상승했고, 2023년 1월부터 입국 시 격리 조치가 해제되면서 수요가 회복됐다.
2022년에는 신종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아시아에서 엄격한 행동 제한이 지속됐으나, 북미-중남미와 유럽은 더 빨리 행동 규제를 완화했다. 이로 인해 2022년 미국에서 해외로 향하는 항공 운임 상승이 두드러졌으며, 중미-카리브해, 대서양 등 근거리-중거리 노선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2023년 들어 미국-아시아 여객 수요의 강세가 눈에 띈다. 2023년 1월부터 10월까지 미국 국적의 출국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약 8167만 명에 이르렀다. 이 중 아시아로 가는 수요가 2.4배로 가장 크게 증가했다. 반면 유럽은 29%, 멕시코(항공)는 4%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항공사들은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인한 수요 급감에 대응하여 비용 절감 차원에서 대형 항공기를 매각했다. 이 때문에 아직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의 좌석 수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보잉과 유럽 에어버스 등 항공기 제조업체들은 비행기 대량 수주를 받고 있으나, 공장 인력 부족과 공급망 붕괴로 증산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아 납기가 길어지고 있다.
실리움에 따르면 2023년 10월부터 12월까지 미국-중국 노선에서 제공되는 좌석 수는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84% 감소했다. 미국-일본 노선도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일본에서 미국으로 가는 여행객들은 당분간 높아진 비용 부담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