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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양안 관계’, 단순히 중국과 대만의 문제 아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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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양안 관계’, 단순히 중국과 대만의 문제 아닌 이유

지난 2022년 기준 국제 상선들의 대만 해협 및 주변 해역 통과 현황. 짙은 색일수록 통과 선박이 몰렸다는 뜻인데 대만 해협의 색이 가장 짙다. 사진=마린트래픽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2년 기준 국제 상선들의 대만 해협 및 주변 해역 통과 현황. 짙은 색일수록 통과 선박이 몰렸다는 뜻인데 대만 해협의 색이 가장 짙다. 사진=마린트래픽
대만 유권자들이 대만 독립을 강하게 주장해온 집권 민주진보당의 라이칭더 부총통을 제16대 총통으로 선출하면서 양안 관계가 갈등이 고조되는 방향으로 흐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양안 관계란 자연적인 군사분계선 역할을 하게 된 대만 해협을 두고 서안(중국 본토 대륙)과 동안(중국 본토에서 쫓겨난 대만)으로 마주 보는 중국과 대만의 관계를 일컫는다.
그러나 양안 관계를 단순히 중국과 대만만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시각이라는 지적이다.

대만 해협이 갖는 지정학적 의미에는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다분히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2022년 움직인 국제 상선의 절반, 대만 해협 통과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실시간 선박 위치정보 제공사이트인 마린트래픽의 2022년 집계 자료를 인용해 대만 해협이 글로벌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일반에 알려진 것보다 매우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재 예멘 후티 반군의 상선 공격 여파로 홍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상선들이 홍해 대신에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고조되고 있으나 양안 관계가 악화될 경우 대만 해협에서도 이에 못지않은 심각한 사태가 글로벌 경제계에 닥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으로 대만 해협을 비롯한 대만 주변 해역을 통과한 컨테이너선은 약 2700척으로 2022년 전 세계 해역을 오간 화물선 5400척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대만 해협을 통과한 상선은 대부분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는 중국은 물론이고 세계적인 수출 강국인 일본과 한국을 오가는 화물선이었다.

대만 해협 통과에 문제 생기면 글로벌 공급망에도 문제


뉴스위크는 “전 세계 상선의 절반이 대만 주변 해역을 통과했다는 것은 중국·일본·한국의 수출제조업계에 원자재를 공급하고 이들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을 다른 지역으로 운송하는 과정에서 대만이 지정학적으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뉴스위크는 중국·일본·한국은 지난 2019년 기준으로 전 세계 제조 산업의 40%를 차지했을 정도로 글로벌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나라들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아울러 양안 관계의 악화로 대만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들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들 3국의 수출과 수입에만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대만 자체가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반도체의 90% 이상을 만들어내는 반도체 산업의 절대적 중심지여서다.

대만반도체산업협회(TSIA)에 따르면 대만은 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생산업체인 TSMC 외에 UMC, 뱅가드, 난야 등 세계 굴지의 반도체 기업만 13개에 달하는 반도체 메카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가 대만 총통 선거 결과와 관련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만 해협에서 긴장이 고조돼 국제 상선들이 이 해협을 통과하는 데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경우 그로 인해 발생할 경제적 피해는 인근 지역뿐 아니라 전 지구촌에 미칠 것”이라고 우려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