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에선 지난해 12월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화됐다. 중동 지역에서 고조되는 긴장감으로 언제든 다시 물가가 치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부 ECB 이사들은 올여름 금리 인하를 시사했지만 리가르드 총재는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긴축을 원하는 매파 이사들도 라가르드 총재의 견해에 힘을 보탰다. 슈나벨 ECB 전무는 물가 2% 목표를 위해선 “정책 금리를 경기 억제적인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라고 거들었다. 오스트리아 중앙은행의 홀츠만 총재는 아예 “2024년에는 금리 인하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강경 발언을 내놓았다.
시장은 금리 인하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 그럴 일은 없어 보인다. ECB는 다음번 이사회에서 3회 연속으로 금리 인상을 보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중앙은행 예금금리는 4.0%로 유로화가 탄생한 이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 연준이 3월 회의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금리를 빠르게 인하할 필요가 없다”는 월러 연준 이사의 말이 전해지면서 미국에서도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수그러들었다. 유로존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2023년 12월 전년 대비 2.9%를 기록하며 8개월 만에 처음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는 “물가가 단기적으로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ECB의 견해와 대체로 일치했다. 미국과 유럽 모두 빠른 시기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