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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태국서 전기차·수소차로 승부수…픽업트럭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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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태국서 전기차·수소차로 승부수…픽업트럭 집중

중국 경쟁 업체 추격 위해 탈탄소화 캠페인 추진

지난 12월 19일 도요타 아키오 토요타 회장(왼쪽에서 다섯 번째)이 태국 CP그룹 및 시암시멘트그룹 최고 경영진들과 만난 후 기념촬용을 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2월 19일 도요타 아키오 토요타 회장(왼쪽에서 다섯 번째)이 태국 CP그룹 및 시암시멘트그룹 최고 경영진들과 만난 후 기념촬용을 하고 있다.
토요타 자동차가 태국에서 전기차와 수소차 판매를 늘리기 위해 차런 폭판드 그룹(CP 그룹) 등 현지 기업들과 손잡고 탈탄소화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닛케이 아시아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방콕에서 400킬로미터 떨어진 부리람에서 열린 내구 레이스에 참석한 토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회장은 "지금 우리의 행동이 미래의 모습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며 "저는 사람들이 오감을 통해 탄소 중립을 위한 옵션을 경험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12월에 태국을 방문한 토요타 경영진은 도요다 아키오 회장을 비롯해 사토 코지 사장과 나카지마 히로키 수석부사장 등 그룹 최고 실세가 모두 함께했다.

이들의 여행은 케이 미니카를 생산하는 토요타의 자회사 다이하쓰가 안전 테스트에 결함이 있다는 발표와 맞물려 있었다. 하지만 일본 국내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은 현지 파트너와의 탈탄소화 동맹을 추진하기 위해 태국에 머물렀다는 후문이다.
도요다 아키오 회장과 최고경영진들은 다닌 체라바논트(Dhanin Chearavanont) CP그룹 회장을 비롯한 CP그룹과 시암시멘트 그룹의 리더들을 만났다. CP그룹은 총 매출이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농업 분야의 글로벌 기업이며, 시암시멘트 그룹은 마하 바지랄롱꼰 태국 국왕이 30% 이상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세 회사는 토요타와 일본 기업인 이스즈 자동차, 태국 리스 회사의 지원을 받는 커머셜 재팬 파트너십 테크놀로지스(CJPT)와 함께 태국에서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태국에서 서로 다른 업종의 기업이 이렇게 협력하는 경우는 드물다.

두 기업의 제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하지만 최근 부리람에서 열린 레이스는 그들이 어떤 계획을 세웠는지에 대한 힌트를 제공한다.

토요타의 경주 참가 차량 중에는 도요다 아키오 회장이 직접 운전한 수소연료전지 코롤라가 있었다. 이 차량은 CP그룹의 양계장에서 닭 배설물로 만든 수소로 일부 연료를 공급받고 토요타의 태국 사업부에서 가공한 엔진으로 구동된다.

토요타에 따르면 닭 2900만 마리의 분뇨로 소형 트럭 10만 대에 1년간 동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한다. 이스즈 자동차는 이미 연료전지 트럭에 이러한 수소를 사용하는 테스트를 시작했다.

경기장에 마련된 부스에서는 토요타의 하이럭스 픽업트럭의 전기 버전을 비롯한 탈탄소화 기술을 선보였다. CP그룹의 마크로(Makro) 대형 마트에서는 이 트럭을 배송에 사용해 왔으며, 작년에 종료된 시험 결과 배기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CP그룹과의 실험을 가속화하는 것 외에도 토요타는 SCG 물류 차량에 하이럭스 EV를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토요타는 태국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는 이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가 태국에서 이니셔티브를 시작하는 이유다. 도요다 아키오 회장은 오랫동안 태국을 '제2의 고향'이라고 말해왔다. 도요다 아키오가 사장으로 취임한 직후인 2010년 미국에서 대규모 리콜 사태가 발생했을 때, 당시 국왕이었던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은 토요타 자동차에 대한 신뢰를 표명했다.

최근 몇 년 동안 태국은 새로운 산업 발전을 목표로 자동차의 전기화를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자동차 뉴스 매체 오토라이프 타일랜드(Autolife Thailand)에 따르면 12월 전기차 판매량은 9258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간 판매량은 전년 대비 7.8배나 급증했다. 월별 신차 판매량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이상이며, 이 중 비야디(BYD)와 같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가 80%를 차지한다.

토요타는 아직 태국에서 본격적인 전기차 생산 및 판매에 나서지 않고 있다. 12월 중순,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일본 기업들이 새로운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않고 있다"며 "현지 전기차 생산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분야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전기차 및 연료전지 자동차 분야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태국 기업들과 제휴를 맺게 되었다.

태국 정부는 픽업트럭의 전기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 차량은 국내 자동차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대중에게 가장 인기 있는 유형이다.

태국은 주로 인근 동남아시아 국가와 중동에 픽업트럭을 수출하는 제조 허브이기도 하다. 현재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소형 및 소형 이하 세그먼트에서 전기차를 출시하고 있다. 토요타와 다른 일본 경쟁업체들은 픽업트럭 분야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는 공급망을 구축했다.

토요타는 두 그룹의 물류 및 판매 네트워크 규모를 고려할 때 CP그룹 및 시암시멘트그룹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태국 내 유통 채널의 절반 이상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현장 테스트를 통해 전기차를 이용한 물류가 실현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된다면 이는 토요타에게 큰 상업적 기회가 될 것이라고 닛케이 아시아는 분석했다.

중국 업체들이 태국 전기차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한 지금, "우리는 완전히 따라잡기 모드로 전환해야 합니다"라고 토요타의 아시아 지역 최고 경영자인 마에다 마사히코는 말했다.

토요타는 재도약을 위해 중국 경쟁업체와 경쟁하기 위한 승용 전기차 개발과 비즈니스 부문에서 순수 전기 픽업 시장을 개척하는 두 가지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