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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격차 벌어진 유로존 경제…연말쯤 ‘회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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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격차 벌어진 유로존 경제…연말쯤 ‘회복’ 기대

벨기에 브뤼셀의 EU본부 앞에 게양된 EU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벨기에 브뤼셀의 EU본부 앞에 게양된 EU기. 사진=로이터


유로존의 경제 성장이 정체되면서 미국과의 격차가 더욱 확대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20개국의 지난해 4분기 경제 성장률이 전 분기와 비교해 ‘0’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3분기 0.1%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점을 고려하면 겨우 경기침체를 피한 셈이다.

보통 2개 분기 연속 국내총생산(GDP)이 역성장하는 경우 기술적으로 경기침체에 접어든 것으로 본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유로존 성장은 0.1%에 머물렀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는 이날 지속적인 에너지 위기로 인해 일부 유럽 산업의 경쟁력이 상실되고 소비자들이 높은 생활비 탓에 지출을 억제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유로존의 2023년 연간 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0.5%에 그쳤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올해 유로존 GDP가 1.2%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다음 달 발표할 경제 전망에서 이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최신 경제전망에서 소비자 심리 약화, 비싼 에너지 가격 여파, 금리에 민감한 제조업과 기업 투자의 약세 등으로 유로존의 성장이 눈에 띄게 둔화했다고 밝혔다. 또 올해 유로존의 성장률을 0.9%로 전망했다. 이는 EU집행위의 예측보다 0.3%포인트 낮은 수치다.

반면, 미국의 경제는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의 GDP(속보치)는 연말 소비 증진에 힘입어 연율 3.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분기 4.9%의 기록적인 성장률에 비해 다소 줄어든 수치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넘는 3%대 이상 성장률을 유지하는 데는 성공했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도 2.5%로 집계됐다. IMF는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2.1%로 상향 조정했다.

베르 콜린 ING 은행 유로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NYT를 통해 “미국과 유로존 간 경제 활동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며 “올해 말쯤 되어야 유로존 경제에 실질적인 개선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로존 경제 성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원인으로 장기화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그로 인한 에너지 위기 및 구조적 변화에 따른 경쟁력 상실을 꼽았다. 유럽 기업들은 꾸준히 임금을 인상해 왔지만, 소비자들은 되레 지출을 줄이고 있다.

특히 유로존 경제의 양대 축인 독일과 프랑스의 부진이 발목을 잡는다. 역내 경제 규모 1위 독일은 제조업 부문 부진으로 4분기 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3% 감소하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역내 2위 프랑스도 소비 감소와 투자 둔화로 4분기 GDP 성장률이 0.0%를 기록하며 제자리걸음을 했다.

다만 NYT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경제가 심각한 상황으로 빠지는 것을 최대한 억제하고,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도 2.5%대로 하향 조정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오는 4월로 예상되는 ECB의 금리인하 계획과, 인플레이션 둔화에 따른 물가 하락 등을 통해 올해 유로존 경제는 느리지만 천천히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신용평가회사 S&P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유럽 경제의 연착륙은 단기적으로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