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과 서방 세력의 첨단 반도체 규제에 맞서 오픈소스(개방형) 반도체 기술에 대한 투자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RISC-V는 2010년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의 연구진이 개발하고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한 프로세서용 명령어 세트다. 같은 RISC 방식 아키텍처인 ARM이 IP 이용에 별도의 라이선스 비용을 받는 것과 달리, RISC-V는 ARM과 비슷한 저전력 고효율 프로세서를 라이선스 비용 없이 자유롭게 개발 및 사용할 수 있어 각광을 받고 있는 오픈소스 반도체 기술 중 하나다.
또 지난해 9월에는 인민해방군(PLA) 군사과학원이 RISC-V에 기반을 둔 새로운 고성능 반도체 특허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특허 출원서에 따르면 PLA 군사과학원은 클라우드 컴퓨팅과 스마트 자동차용 반도체의 오작동을 줄이기 위해 RISC-V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고성능 프로세서용 IP 중 가장 널리 사용되는 ARM 아키텍처와 x86 아키텍처는 모두 별도의 라이선스를 맺어야만 사용할 수 있는 상용 IP다. ARM 아키텍처는 영국의 암 홀딩스가 권리를 갖고 있으며, x86은 미국 기업인 인텔과 AMD가 핵심 IP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영국은 화웨이를 시작으로 블랙리스트에 등재된 중국 기업과 연구기관 등에 고성능 x86 및 ARM 칩의 완제품 판매를 금지했다. 중국이 지식재산권 침해 없이 첨단 고성능 반도체를 개발하거나 사용하려면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서방의 제재를 받지 않는 RISC-V 기반 반도체밖에 없는 셈이다.
로이터는 중국의 투자 규모가 아직 미미하지만, 막대한 정부 지원과 RISC-V에 대한 충분한 경험 및 기술력을 축적하면 조만간 5000억 달러(약 667조원) 규모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서방이 주도하는 x86과 ARM의 양대 축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까지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특히 현지 업계 관계자와 다수의 기술 문서를 인용해 중국 기업과 연구 기관이 만든 RISC-V 반도체는 이미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모델, 데이터 저장 센터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SHD 그룹의 리차드 바브르지니아크(Richard Wawrzyniak) 수석 애널리스트는 로이터를 통해 “RISC-V 칩의 성능이 복잡한 컴퓨팅 작업에서 ARM에 비해 뒤처지지만, RISC-V 스타트업이 확산하고 더 많은 기술 기업이 오픈 소스 표준에 투자함에 따라 그 격차는 줄어들고 있다”고 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