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초부터 이어진 엔저와 주가 상승 흐름이 끊기면서 닛케이 평균은 지난 2월 22일 34년 만에 경신했던 버블기 최고치(3만8915엔, 약 34만8254원)를 넘어설 가능성이 낮아졌다.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한때 1달러=146엔(약 1306원)대 중반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으며, 이는 지난 8일 발표된 미국 2월 고용통계에서 시간당 평균 임금 증가율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다음 주 열리는 일본은행의 통화 정책 결정 회의를 앞두고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의식한 엔 매수세도 강세를 뒷받침했다.
엔고는 수출 관련 종목의 하락으로 이어졌으며, 대표적인 수출 기업인 토요타 자동차는 한때 4% 하락했다. 마쓰다, 닛산 자동차 등 다른 자동차 회사들도 하락세를 보였으며, 업종별 닛케이 평균 '자동차'는 오전 종가 기준 2.9% 하락했다.
반도체 관련 차익실현 매물도 닛케이 평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에서 주요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주가지수(SOX)는 4% 하락했으며, 엔비디아 주가는 6% 가까이 하락했다.
이에 따라 도쿄 시장에서도 반도체 관련 매도세가 확산되었으며, 도쿄전자는 한때 6%, 아드반테스트는 한때 7%까지 하락했다. 소프트뱅크 그룹 주식도 한때 6%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T&D에셋매니지먼트의 사카이 유스케 선임 트레이더는 "SOX는 연초부터 비정상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이러한 하락은 그 반작용으로 불가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기업의 경영 개혁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존재하며, 다이닛폰 인쇄는 500억 엔(약 4475억 원)을 한도로 한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며 역행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행의 결정 회의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심리는 신중한 편이며, 자본 효율성 개선 기대 등을 단서로 조정 국면의 하단을 조기에 굳힐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