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판 구글은 필요 없다고 본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글로벌 검색엔진 시장에서 구글을 꺾는데 관심이 없다며 최근 던진 말이다.
올트먼이 세계 최대 검색엔진으로 오랫동안 자리를 굳혀온 구글을 무시하는 듯한 이같은 발언을 내놓은 배경에 관련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가 19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러나 올트먼의 이 한 마디에 구글은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구글과는 차원이 다른, 인공지능에 기반한 새로운 개념의 검색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트먼 “구글 제치는 것은 우리 목표 아냐”
올트먼 CEO가 이 주목할 발언을 내놓은 것은 미국의 컴퓨터 과학자 렉스 프리드먼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에 최근 출연한 자리에서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유튜브를 통해 방영된 이 인터뷰에서 올트먼은 “검색 서비스 시장에서 구글을 제치는데 관심이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우리가 구글이 됐든 뭐가 됐든 지금보다 나은 검색 서비스를 사람들이 누릴 필요가 있고, 따라서 더 나은 제품을 선보일 생각이라면 구글 정도의 검색 서비스는 지루한 수준”이라면서 “구글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서비스가 등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트먼은 진행자가 ‘오픈AI의 생성형 AI 챗GPT와 구글의 검색엔진을 비교해달라’고 주문하자 이같이 답했다.
이는 챗GPT의 기술과 구글의 검색엔진 기술은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뜻의 발언으로 해석됐다.
그는 나아가 “우리의 관심사는 구글의 검색엔진보다 좀 더 나은 복사판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훨씬 나은 대안을 개발하는데 있다”면서 “구글의 복사판에 해당하는 검색 기술은 필요 없다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트먼이 생각하는 ‘구글 초월한’ 검색 서비스
구글과 비슷한 경쟁 제품이 아니라 구글을 뛰어넘는 새로운 차원의 제품이란 뭘까.
이 자리에서 올트먼은 막연한 수준을 뛰어넘는 비교적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서도 몇 가지를 추가로 언급해 이목을 끌었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관심을 모은 대목은 검색엔진과 광고 문제에 대한 올트먼의 시각이다.
검색 엔진 서비스를 바라보는 그동안의 시각, 즉 검색 서비스에 대한 패러다임 자체를 AI 기술을 접목시켜 바꿔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업 광고와 연동시키는 기존의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기 때문이다.
올트먼은 “상당수 소비자들이 구글링 결과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은 구글링을 통해 알게 된 제품이나 서비스가 이를 광고하는 기업들의 의도에 맞춰 소비자들에게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우리가 챗GPT 기술을 검색 서비스에 새롭게 접목시킨다면 AI로 하여금 특정한 제품이나 서비스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광고에 영향을 받은 결과인 것인지 아니면 소비자가 실제로 필요하기 때문인지, 즉 소비자의 실제적인 필요에 맞는 제품이나 서비스인지까지를 판단해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방적인 광고나 홍보에 소비자들이 휘둘리는 것을 뛰어넘어 개별 소비자의 기호나 필요에 맞는 검색 결과까지 제공할 수 있어야 AI 기술을 활용하는 진정한 의미가 있을뿐 아니라 기존 검색 서비스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