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테베스 차관이 최근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고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판매하지 않기로 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미국의 동맹국들이 중국에 이미 수출한 장비에 필요한 서비스와 부품의 판매 통제에도 협조해 달라고 요구했다. 에스테베스 차관은 21일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는 사례 중 하나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노후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판매하는 것을 중단했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 대러시아 서방 제재를 고려해 노후 반도체 장비의 판매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두 반도체 업체의 이번 조치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대러시아 제재와 관련이 있고, 미국의 반발에 대한 우려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FT는 미국 정부가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를 시행한 이후인 지난 2022년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고 반도체 기계를 보관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2022년 10월 자국 기업들이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막은 뒤로 네덜란드와 일본에 비슷한 수출 통제를 도입하라고 압박했다. 네덜란드와 일본은 일부 반도체 장비의 대중국 수출을 통제하고 있으나 미국과 달리 자국 기업들이 수출 통제 시행 전에 이미 판매한 장비를 중국이 계속 운영하는 데 필요한 유지·보수 등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1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nm 이하 로직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 통제 조처를 발표했다. 미국은 이어 반도체 핵심 장비를 생산하는 네덜란드와 일본의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 동참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