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침공한 뒤 시작된 가자 전쟁이 이란과 이스라엘간 전쟁으로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윈윈
그러나 이번 공습이 이란과 이스라엘간 전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들이 나온다.
AP통신은 14일 분석기사에서 공습에 나선 이란이나, 보복 공격을 당한 이스라엘, 또 둘 사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미국 모두 사실상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이란은 지난 1일 혁명수비대 장군 2명을 포함해 모두 7명이 숨진 이스라엘의 시리아 다마스쿠스 대사관 공격에 대해 보복을 마쳐 "당하면 보복한다"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했다.
자국민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을 비롯해 중동과 아랍 각 지역에 이란이 전면전을 불사하더라도 앉아서 당하지만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
이스라엘도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다.
일단 1일 시리아 이란 대사관 공습을 통해 이란이 이스라엘 주변에서 무장세력들을 동원해 도발하는 것에 보복을 했고, 이번 이란 드론·미사일 공격도 거의 대부분 막아냈다.
이란이 쏘아 올린 300여 무장드론과 미사일을 아이언돔 방공망이 99% 요격해 피해가 거의 없었다. 이스라엘은 특히 하마스의 로켓공격을 제대로 막지 못해 신뢰성에 흠집이 났던 아이언돔의 성능을 국제사회에 제대로 입증해 향후 무기 판매에서도 덕을 보게 됐다.
피해도 거의 없고, 무기 성능까지 제대로 보여주며 이스라엘이 여전히 이 지역 최강자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입증했다.
미국도 얻은 것이 많다.
우선 이란이 드론을 발사하자 곧바로 전투기들을 출격시켜 드론을 요격해 전투력을 과시했고, 이스라엘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재확인하면서 동맹들을 안심시켰다.
미국이 필요하면 즉각 도움에 나설 것이란 점을 동맹들이 다시 믿게 됐다.
미국은 아울러 이스라엘에 대한 영향력도 강화하게 됐다.
아이언돔에 필요한 고가의 미사일들은 현재 미국의 지원 없이는 조달이 거의 불가능하다. 미국 의회가 이스라엘 지원법안을 통과시켜 미사일을 지원해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된다.
중동전 확전 가능성 제한적
이란은 드론과 미사일들을 발사한 지 수시간 뒤 이제 보복 공격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이스라엘이 추가 도발만 하지 않으면 여기서 싸움을 멈추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즉각 전시 내각 회의를 열어 보복을 다짐하는 등 추가 보복을 시사했지만 실제 보복에 나설지는 의문이다.
하마스와 전쟁이 아직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전선을 확대하게 되면 불리해질 수 있는데다, 이번 공격으로 실질적인 피해는 없는 대신 무기체계에 대한 국내외의 신뢰를 재확보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란 드론과 미사일들이 이스라엘에 14일 새벽 도착했지만 대부분 요격되면서 큰 피해가 없자 이날 평화로운 일상을 보냈다.
무엇보다 미국이 확전에 반대하고 있는 것이 이스라엘의 맞보복을 억제하는 핵심 지렛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이란에 보복 공격할 경우 이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번 이란 보복으로 미국의 입김이 강해진 터라 이스라엘이 콧방귀만 뀔 수는 없는 입장이다.
시장, 충격 추슬러
금융시장은 중동전 확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되자 충격을 추스르고 있다.
배런스에 따르면 뉴욕 주식시장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 선물은 14일 오후 1.45% 하락했지만 우려했던 수준의 폭락은 없었다.
또 이스라엘 증시의 텔아비브증권거래소(TASE)125지수는 외려 0.5% 상승했다.
이란이 드론을 발사했다는 소식에 6% 넘게 급락했던 비트코인도 3.5%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더리움은 6% 넘게 뛰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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