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는 “고금리·고물가 사태 속에서도 소비가 호조를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2에 달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실시한 분기 전문가 대상 조사에서는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 당시의 3.1%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이 제시한 올해 1분기 예상 성장률은 2.2%로 지난 1월 조사 당시 평균치 0.9%보다 올라갔다.
특이한 점은 미국의 탄탄한 고용 시장으로 인해 저소득층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점이라고 로이터가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신용카드 사용 내역 통계를 보면 저소득층이 고소득층의 소비를 능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가 오르면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고, 이들의 소비가 줄어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미국의 고용 시장이 호조를 보여 일자리가 넘치고, 임금이 올라 저소득층이 소비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지적했다.
지난 3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의 신규 고용은 30만3000명 늘어나 월가의 예상치를 훌쩍 웃돌았다. 지난 1∼2월 고용 증가폭도 전문가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최근 12개월 월평균 신규 일자리 증가폭(21만3000건)을 뛰어넘는 큰 폭의 증가세가 올해 1분기 내내 유지됐다. 3월 실업률도 3.8%로 2월의 3.9%에서 0.1%포인트 소폭 하락했다. 시간당 평균임금은 34.69달러로 전월 대비 0.3% 올랐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4.1%에 달했다.
미국 노동자들이 이직 가능성을 고려해 요구한 임금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이날 밝혔다. 뉴욕 연은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3월 이직할 때 받을 것으로 기대한 의중(意中) 임금(reservation wage)이 평균 8만1822달러(약 1억1356만원)로 사상 최고를 나타냈다. 의중 임금은 특정 근로자의 노동 공급에 지급해야 하는 최소한 임금으로 근로자 개인마다 다르고, 제시된 임금이 개인의 의중 임금보다 높을 때 이직이 발생한다. 지난해 11월 직전 보고서에서 의중 임금은 7만3391달러였었고, 이번 조사에서 이보다 크게 늘었다.
뉴욕 연은은 45세 이상 대학 학위가 없는 남성의 의중 임금의 평균치를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인플레이션이 대체로 둔화했으나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목표치 2%보다 높아 노동자들이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지만, 고용주들이 제시하는 초봉은 더 낮아졌다고 뉴욕 연은이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3월 평균 초봉은 7만3669달러로 지난해 11월 보고서 당시의 7만9160달러보다 낮았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