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발표에서 주문 물량이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나면서 반도체 전망에 빨간 불이 켜졌다.
기대 이하 주문
ASML은 이날 분기실적 발표에서 1분기 자사 반도체생산을 위한 광학장비 주문 규모가 36억1000만 유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배런스에 따르면 이는 시장 전망을 크게 밑도는 저조한 성적이다.
투자리서치 플랫폼 비저블 알파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51억 유로 주문을 기대했다.
미국이 반도체법을 통해 자국내 반도체 생산에 매진하고, 일본, 유럽 등에도 속속 대규모 반도체 생산 설비가 들어서고 있지만 실제 설비 확충 규모가 기대를 크게 밑돌고 있다는 뜻이다.
미즈호증권 애널리스트 대니얼 오레이건은 메모리 반도체 재고로 인해 반도체 장비 주문이 예상보다 활발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오레이건은 세계 양대 반도체 업체인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PC, 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메모리반도체 재고를 처리하느라 신규 주문을 받지 못하면서 반도체 장비 주문 속도 역시 빠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 규제에도 수주 대폭 늘려
ASML의 최첨단 장비인 극자외선노광장비(EUV) 주문은 6억5600만 달러에 그쳤다. 장비를 만드는데 1년 반이 걸리는 이 EUV 시스템은 다른 노광장비와 함께 중국 수출이 금지돼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ASML의 중국 수출은 이같은 규제 속에서도 1분기 49% 폭증했다.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미국과 네덜란드 정부의 추가 제재가 있기 전에 구형 장비라도 먼저 확보해야겠다는 판단 속에 대거 주문을 냈기 때문이다.
반도체 된서리
반도체 종목들은 이날 큰 폭으로 하락했다.
ASML은 미국 증권예탁원증서(ADR)가 69.31달러(7.09%) 폭락한 907.61달러로 미끄러졌다.
엔비디아는 33.80달러(3.87%) 급락한 840.35달러, AMD는 9.44달러(5.78%) 폭락한 154.02달러로 떨어졌다.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ARM)은 14.66달러(11.99%) 폭락한 107.56달러로 추락했다.
브로드컴은 46.43달러(3.49%) 급락한 1282.63달러, 마이크론 테크놀러지는 5.44달러(4.47%) 급락한 116.33달러로 밀렸다.
인텔도 0.58달러(1.60%) 하락한 35.68달러로 장을 마쳤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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