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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반도체 종목 부진…대규모 투자 효과↓에 국채 수익률 문제도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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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반도체 종목 부진…대규모 투자 효과↓에 국채 수익률 문제도 걸림돌

슈퍼마이크로컴퓨터 로고. 사진=로이터
슈퍼마이크로컴퓨터 로고.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과 이와 관련된 반도체 종목들이 대규모 투자 대비 부진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AI와 반도체 관련 업체들의 실적 발표 시즌에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날 AMD(Advanced Micro Devices)와 슈퍼마이크로컴퓨터(Super Micro Computers)는 실적발표를 통해 데이터 센터에 사용되는 장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에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AMD는 가속기 칩 매출 전망을 상향 조정했고 슈퍼마이크로는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 전망을 공개했지만, 정작 주식 시장에서는 각각 7%와 1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삭소뱅크의 주식 전략 책임자 피터 건리(Peter Gurney)는 이러한 주식 매도세가 과민반응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현재로서는 정당하다. 두 회사 모두 2024년도 전망치를 달성했지만, 그 이상은 달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AI 관련 하드웨어 업체들의 주가는 수익 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동시에 단기적으로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어 왔으며 그 여파가 현재 서서히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이테크 대기업의 실적 발표를 앞둔 지난 4월 19일 엔비디아와 같은 AI 종목들이 급락한 것 또한 이런 시장의 경계감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안 피니 어드바이저스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들 기업의 밸류에이션은 분명히 다년간의 이익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상승했고, 이는 항상 불확실성의 정도를 높인다"고 말했다.

건리 애널리스트는 AMD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 구글 등의 칩 내재화 위협"에 얼마나 대비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분석가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 그는 슈퍼마이크로에 대해 "분명 시장에서 화제가 되고 있지만, 우량주를 찾는 장기 투자자라면 장기적으로 얼마나 실력이 있는지 의문이 들기 때문에 이 기회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시장이 지나치게 기대치를 높인 것이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데이터도 이런 시장 반응을 뒷받침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반도체 주가지수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26배로 지난 3월 최고치인 약 30배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10년 평균인 약 17배를 크게 웃돌고 있지만, 과열된 시장이 식어가고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한편으로는 미국 국채 수익률이라는 큰 장애로 인해 하이테크 주식 시장이 부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라스 몰드 AJ벨 투자 디렉터는 "국채 수익률 상승에 따라 할인율도 상승하고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는 하락한다. 따라서 이론상 주식 가치도 하락한다"고 지적했다.

몰드는 "미국 증시가 지난 4월에 작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이유를 찾는 데 있어 주식 투자자들은 분기 실적이라는 나무보다 국채 수익률이라는 숲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