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미국 상무부가 중국 화웨이에 대한 인텔과 퀄컴의 반도체 수출 면허를 취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실적 전망 하향 조정이 뒤따랐다.
지난주 깜짝 실적 후광이 퀄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면허 취소
인텔은 이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상무부가 반도체 수출 면허를 취소했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인텔은 공시에서 "상무부가 중국의 한 고객사에 소비관련 아이템들 수출과 관련한 특정 면허들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인텔은 이어 이 조처는 즉각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인텔은 이 고객사가 화웨이인지 확인하지 않았지만 퀄컴은 성명에서 화웨이를 상대로 반도체를 수출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퀄컴은 "상무부가 면허 하나를 포함해 우리(반도체) 업계에 부여했던 화웨이에 대한 특정 수출면허들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매출 전망치 하향
인텔은 면허 취소 조처로 인해 2분기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인텔은 2분기 매출이 130억 달러를 밑돌 것으로 비관했다.
다만 이전에 제시한 125억~135억 달러 사이가 될 것이라는 점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올해 전체 매출 전망치는 재확인했고, 순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4G 폰 반도체 제재
인텔과 퀄컴이 화웨이에 공급하던 반도체는 첨단 반도체가 아니었다.
조 비아든 행정부가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중국 기술업체들의 기술 도약을 방해하기 위해 엔비디아 등의 첨단 반도체 수출은 금지했지만 성능이 떨어지는 중저 성능 반도체 수출은 허용해왔다.
그러나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성능을 내려 내놓은 반도체도 상무부가 수출 금지 명단에 올리면서 인텔과 퀄컴 역시 조만간 반도체 중국 수출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전망은 높아져왔다.
이들이 화웨이에 공급하던 반도체는 노트북용 중앙처리장치(CPU)와 4세대(4G) 스마트폰 반도체였다.
인텔·퀄컴 충격 달라
배런스에 따르면 번스타인 애널리스트 스테이시 라스곤은 이날 오전 분석노트에서 퀄컴과 인텔이 이번 수출 면허 취소로 받는 충격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라스곤은 퀄컴의 경우 이미 화웨이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고 밝힌 상태였다고 말했다. 수억달러 수준으로 2025회계연도 예상 주당순익(EPS) 11달러 가운데 약 0.15달러 수준에 불과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반면 인텔의 경우에는 비중이 더 크다.
인텔은 화웨이 연간 매출이 약 5억~10억달러 수준으로 EPS에서 약 0.05~0.1달러를 차지하고 있다고 라스곤은 지적했다.
인텔의 지난해 연간 EPS가 0.4달러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인텔 실적에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인텔은 0.68달러(2.22%) 하락한 30.00달러로 미끄러졌다. 반면 퀄컴은 0.40달러(0.22%) 오른 180.55달러로 마감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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