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작년 9월 이후 팬데믹 이전 수준인 20만 건대 가량을 유지해 왔으나 이제 23만 건 이상으로 올라간 것이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4월 21∼27일 주간 178만5000건으로 직전 주보다 1만7000건 늘었다. 이는 미국의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일자리 증가세도 둔화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 0.2%로 시장 전망(0.3%)에 못 미쳤다. 1년 전과 비교한 평균임금 상승률은 3.9%로 2021년 6월 이후 2년10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고용시장이 식어가면 임금 압력이 낮아져 이것이 물가를 내리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데일리 총재는 "인플레이션은 고르지 못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고, 앞으로 몇 달간 인플레이션이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지 불확실하기에 전망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신중론을 개진했다. 데일리 총재는 “우리가 지난 3개월 동안 (인플레이션이) 완강한 상태를 지켜보았으나 여전히 통화정책이 작동하고 있다”면서 “디스인플레이션이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연준이 물가 목표치 2%를 달성하기까지 험로를 가야 할 것이라고 그가 설명했다.
데일리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이나 미국 경제가 소프트 랜딩하는 시나리오가 전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 기준금리 경로에 대한 두 가지 시나리오를 동시에 제시했다. 우선 인플레이션이 내려가고, 고용시장의 열기가 식으면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그가 말했다. 하지만 올해 1~3월에 나타난 것처럼 인플레이션 내림세가 둔화하거나 정체돼 있으면서 고용시장이 크게 동요하지 않으면 금리인하가 어려울 것이라고 데일리 총재가 밝혔다.
데일리 총재는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 축소 조처가 시장에 불안정성을 일으키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면서 대차대조표 축소 규모를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6월부터 보유 중인 미국 국채의 월간 감축 한도를 기존 60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로 줄여 증권 보유량 축소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발표했다. 연준은 기관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은 월 350억 달러로 유지하고, 이 한도를 초과한 상환 원금을 미국 국채에 재투자한다. 연준은 2022년부터 월간 감축 한도를 600억 달러로 유지해 왔다. 연준은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이 다시 반등함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를 늦추면서 고금리 사태 장기화에 따른 경기 냉각을 막으려고 시중에 통화 유동성을 늘리기로 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