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각) 영국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6%로 2021년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이코노미스트들은 당초 0.4%의 분기 성장률을 전망했다.
영국 경제는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 2분기 연속 역성장하면서 기술적 경기침체 국면에 빠진 바 있다.
KPMG 영국의 야엘 셀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경제의 최악은 지나갔다”면서 “미래 전망 지표는 향후 몇 달 동안 추가적인 모멘텀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6월 금리 인하 전망...균열 생기나
경제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성장하면서 이르면 6월로 예상된 영란은행의 금리 인하 행보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LSEG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시장에서는 6월 영란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 50%로 반영했다.
하루 전인 9일 영란은행의 통화정책회의 이후 스위스 투자은행 UBS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중앙은행의 첫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전망을 8월에서 6월로 앞당겼다.
UBS는 투자자 메모에서 "통화정책위원회의 광범위한 메시지와 어조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비둘기파적이었다"고 진단했다.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현재 약 3%로 떨어졌고 앞으로 몇 달 안에 목표치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어 매우 고무적”이라며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정책회의에서 영란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5.25%로 유지했지만, 금리 인하에 투표한 위원이 2명으로 3월 회의 때보다 1명 늘었다.
다만 이날 예상치를 뛰어넘은 GDP 성장률로 인해 6월 금리 인하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노무라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투자자 메모에서 "GDP 지표는 부인할 수 없는 강력한 수치이며 영국 경제가 2023년부터의 불황을 털어내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어 "이번 GDP 발표는 영란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시장이 반영한 것보다 더 오랫동안 긴축적인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를 더욱 뒷받침한다"면서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위해 8월까지 기다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