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는 미국이 취한 대중 고율 관세 부과 조처를 모델로 다른 동맹국들이 공동 행동에 나서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각)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달리 전기차 등 청정에너지 산업의 미래를 열어가는 데 동맹국들이 대중 견제에 동참해 달라고 한다”고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정부는 일본과 EU의 철강,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해 동맹국들의 적대감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바이든 정부는 부유한 민주주의 국가들이 공동 전선을 구축해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중국과 함께 싸우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G7 국가 중에서 미국과 함께 프랑스, 독일, 캐나다 등이 공조하고 있다. 일본과 EU와 경제 안보 강화를 위한 공동 성명을 내놓는다. 전기차·태양광 패널 등 특정 산업에서 거액의 보조금 정책으로 부당하게 싼 제품을 수출하는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을 줄이자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이 특정 국가는 중국을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 사이토 겐 경제산업상과 발디스 돔브로프스키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다음 달 초 프랑스 파리에서 장관급 회의를 연다. 주요 20개국 (G20) 국가 중에서는 브라질이 중국산 철강 덤핑 수출 조사에 착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서 노조에 소속된 근로자들이 전기차의 미래를 열어가게 할 것이고, 이를 국제 무역법을 지켜가며 이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조처에 대해 “전략적이고, 표적화된, 스마트한 접근 방식이고, 중국과 충돌이 아닌 공정한 경쟁을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간 격화하는 통상 전쟁은 한국의 경제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번 조처가 한국의 대미 수출 기업에 단기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나 미국의 보호 무역 정책 강화에 따라 장기적으로 한국 기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바이든 정부가 이날 발표한 관세 인상 대상은 중국산 수입품 180억 달러(약 24조6510억원) 규모다. 바이든 대통령이 무역법 301조에 따라 대중(對中) 고율 관세를 부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되는 최종 관세는 기존 27.5%(최혜국 관세 2.5%에 25% 추가)에서 102.5%(최혜국 관세 2.5%에 100% 추가)로 올라간다. 미국은 또 리튬이온 전기차 배터리 7.5%→25%(연내), 리튬이온 비(非)전기차 배터리 7.5%→25%(2026년), 배터리 부품 7.5% → 25%(연내) 등으로 각각 관세를 올렸다. 핵심 광물 중 천연 흑연과 영구 자석의 관세는 현재 0%에서 2026년에 25%로 올라간다. 미국 정부는 또 연내 특정한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를 현재 0~7.5%에서 25%로 인상한다. 중국산 반도체에 대한 관세를 현재 25%에서 2025년까지 50%로 인상한다. 태양 전지에 대한 관세는 25%에서 50%로 올해 일괄적으로 올라간다.
항구 크레인(Ship-to-Shore Cranes)은 0% → 25%(연내), 주사기와 바늘 0% → 50%(연내, 마스크를 비롯한 개인 보호 장비(PPE) 0~7.5% → 25%(연내), 의료 및 수술용 고무장갑 7.5% → 25%(2026년) 등으로 관세가 오른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