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르면 내년께 세계 최고 부호로 등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현재 베르나르 아르노르 LVMH그룹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테슬라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선두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지만 황 CEO의 순자산이 워낙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어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내년부터는 그가 이들을 제치고 세계 1위 부호의 자리를 꿰차는데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눈 뜨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황 CEO의 자산
26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황 CEO의 순자산은 936억달러(약 128조원)로 추산돼 세계 17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월 처음으로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 20위권에 진입한지 불과 세달만에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턴의 상속자 3명(앨리스 월턴, 로브 월턴, 짐 월턴)을 제치고 17위에 오른 것.
황 CEO의 순자산은 현재 세계 1위 부호인 아르노 LVHM 회장의 2110억달러(약 288조6500억원)와 비교하면 아직 상당한 격차가 있으나 그가 아르노 회장을 따라잡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고 미국 일간 인텔리전서가 이날 보도했다.
황 CEO의 순자산이 폭발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는 배경은 물론 거침 없이 질주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주가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23일 사상 처음으로 1000달러(약 136만원)를 돌파할 정도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인텔리전서는 “황 CEO의 현재 순자산은 바로 얼마 전인 지난해 성탄절 때와 비교하면 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라면서 “엔비디아 주가가 이런 추세를 이어간다는 전제 하에 그의 순자산은 내년 중 머스크와 베이조스는 물론 아르노까지 제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엔비디아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있는 이유
황 CEO가 머잖아 세계 1위 갑부의 타이틀을 거머쥘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는 또다른 이유는 엔비디아가 현재는 물론이고 앞으르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의 최대 하드웨어 공급업체이자 최대 수혜기업이라서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26일 기준으로 1조9773억달러에 달해 미국 기업 시총 순위 3위를 유지하며 역대 엔비디아 시총 중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 등을 앞두고 주가가 잠시 하락하기도 했으나 바로 상승세로 돌아서 지난 23일에는 장중 시총 2조달러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시총 규모가 2조달러를 돌파한 기업은 1위인 마이크로소프트와 2위인 애플 말고는 아직 없다.
인텔리전서는 “엔비디아의 폭풍 성장은 과거 미국 서부에서 금 채굴이 성행했을 때 채굴용 삽이나 곡괭이를 파는 장사로 떼돈을 번 것에 비유할 수 있을 정도”라면서 “당시 삽이나 곡괭이를 팔아 금을 직접 채굴하지 않고서도 엄청난 부를 챙긴 것처럼 엔비디아 역시 고수익 고위험 사업에 속하는 AI에 직접 뛰어들지는 않으면서도 막대한 이익을 쓸어담는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생성형 AI 업계의 선도주자인 오픈AI는 수성을 위해, 후발주자들은 오픈AI를 따라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향후 시장 흐름에 따라 중도 하차하는 기업도 얼마든지 생겨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수많은 관련업체 관련 장비를 공급하는 입장인 엔비디아는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구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