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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심부전·파킨슨병·알츠하이머 '만병통치약'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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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심부전·파킨슨병·알츠하이머 '만병통치약' 가능성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사진=본사 자료이미지 확대보기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사진=본사 자료

비만치료제가 심장과 뇌 같은 전신의 여러 장기의 병에 작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28일 닛케이에 따르면 비만치료제가 심부전, 파킨슨병, 신장병 등에 효과가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미국 유럽에서 잇따라 나왔다.

이에 따라 비만치료제는 다양한 질병에 도움을 주는 '만병통치약'으로 주목받게 됐다.

'GLP-1 수용체 작동 약'으로 불리며 체내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비만치료제는 2005년 제2형 당뇨병 약으로서 처음 실용화됐다.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의 당뇨병 약의 성분 ‘세마글루티도’는 2021년 미국에서 비만치료제 ‘위고비’로서 실용화됐다. 미국 일라이 릴리의 당뇨병 약 ‘치르제파티드’도 2023년 ‘젭바운드’로 미국에서 승인을 받았다.

GLP-1은 음식물이 소화되는 과정에서 소장을 지날 때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췌장에 작용하면 인슐린을 내보내 혈당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

췌장 등의 세포 표면에는 GLP-1이 달라붙는 열쇠구멍이 존재한다. GLP-1 작동제는 그 수용체를 통해 장기에 작용한다. 췌장뿐 아니라 심장과 뇌, 신장 등 다양한 장기의 세포에 수용체가 존재하고 GLP-1 수용체 작동제가 작용한다는 사실이 동물실험 등으로 알려졌다.

이 약을 복용하던 당뇨병 환자에서 다른 질병의 발병 위험이 떨어지는 경향을 발견해 병원이나 제약기업들이 효과를 본격적으로 검증하는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미국 미주리 대학 캔자스시티 분교 등은 2024년 4월, 비만으로 당뇨병도 앓고 있는 심부전 환자에 대한 노보의 세마글루치드 실험 결과를 미 의학 잡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발표했다.

'확장부전'이라고 부르는 유형의 심부전 환자 약 600명이 임상실험에 참여했다. 심장에는 혈액을 온몸으로 내보내는 수축 기능과 온몸에서 돌아온 혈액을 집어넣는 확장 기능이 있다.

확장부전은 심장을 충분히 확장할 수 없게 해 몸에 혈액이 많이 쌓이는 울혈이 일어나지만 효과적인 치료법이 적다. 노인이나 여성 외에 고혈압 비만 당뇨병 환자들에게 자주 발생한다.

임상살험에서 주 1회, 1년간 세마글루티도를 투여 받은 환자에서는 심부전 증상 빈도와 같은 삶의 질을 나타내는 수치지표가 위약을 투여한 군보다 개선됐다.

혈액을 걸러 소변을 만드는 신장의 기능이 개선되면 혈압이 떨어져 심장 부담이 줄어든다. 또 신장 기능의 악화는 염증반응이나 산화스트레스 등으로 전신에 악영향을 초래하기 때문에 신장 기능의 개선은 이러한 악영향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또 뇌 신경질환인 파킨슨병에 대해서도 GLP-1 수용체 작동제가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 임상실험 결과 알츠하이머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