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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소비자 78% “이제 패스트푸드는 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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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소비자 78% “이제 패스트푸드는 사치”

미국 뉴욕시의 한 버거킹 매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시의 한 버거킹 매장. 사진=로이터
햄버거를 비롯한 ‘패스트푸드’의 의미가 최근 들어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크푸드의 대명사로 불릴 정도로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은 간편 음식으로 통했던 패스트푸드에 대해 미국 국민 10명 가운데 8명꼴로 아무나 사먹기 어려운 비싼 음식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패스트푸드 가격이 근년에 급등한 결과다.

◇에르메스 버킨백에 비유되는 햄버거 가격


28일(이하 현지 시각) 더힐에 따르면 이 같은 흐름은 모기지 대출업체 렌딩트리가 최근 미국 소비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소비지출 실태에 관해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확인됐다.

렌딩트리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 참여한 미국민의 78%가 햄버거를 비롯한 패스트푸드의 가격이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치솟은 결과, 패스트푸드를 먹는 것이 에르메스 버킨백 같은 사치품을 사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같이 생각하는 사람의 절반은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진 탓이라고 밝혔다.

렌딩트리는 “연소득이 3만 달러(약 4000만원) 미만인 소비자들의 71%, 나이 어린 자녀를 둔 부모의 58%, Z세대의 58%, 여성의 53%가 이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고 설명했다.

◇패스트푸드 매장 찾는 소비자 급감

패스트푸드의 성지로 불리는 미국에서 이처럼 유례없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실제로 패스트푸드 매장을 찾는 경우도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소비자의 54%가 일주일에 한두 차례만 패스트푸드를 먹는다고 답했고 3~4차례 먹는다고 밝힌 사람은 17%에 그쳤다. 전혀 사먹지 않는다고 밝힌 응답자도 25%나 됐다.

또 응답자의 62%는 큰 폭의 메뉴 가격 인상 때문에 패스트푸드에 쓰는 돈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소비자는 물론이고 연수입 10만 달러(약 1억4000만원) 이상으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소비자들 가운데서도 52%가 패스트푸드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집에서 식사 해결하는 경우도 급증


전체 응답자의 65%는 최근 6개월 동안 패스트푸드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보면서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 결과 그동안 대표적으로 즐겼던 외식인 패스트푸드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렌딩트리는 “이번 조사 참여자 4명 가운데 3명이 패스트푸드 매장을 찾는 대신 집에서 식사하는 것이 저렴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67%는 패스트푸드를 사먹는 비용이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것보다 저렴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아 충격으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맥락으로 미국 사회에서 일반적인 팁 문화도 눈에 띄게 위축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6개월 동안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팁을 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무려 56%가 “준 적이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팁을 줬다고 밝힌 사람은 25%에 그쳤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