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 시각) 미국 유력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전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황 CEO는 ‘매우 간결하게’ 이메일을 쓰는 특이한 방식을 고집해왔고, 이를 임직원들에게도 매우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 CEO, ‘한 줄 요약’ 이메일에 진심
엔비디아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미국 직장인들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전한 바에 따르면 황 CEO는 사내에서 ‘TL;DR’식 이메일을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TL;DR은 ‘글이 지나치게 길어 안 읽었다’는 뜻인 ‘Too Long; Didn't Read’의 약어로 인터넷상에서 긴 글이나 복잡한 내용을 요약해 짧게 전달하고자 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이들은 “황 CEO는 17자로 된 일본의 짧은 정형시를 말하는 ‘하이쿠’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매우 짧게 이메일을 작성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황이 평소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의 내용은 6줄을 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임직원들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이메일을 작성할 것을 장려하고 있다고 한다.
◇최대한 짧아야 효율적으로 소통한다
이들은 “황 CEO가 이 같은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최대한 요약하고 압축해야만 의사소통이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그만의 철학이 깔려 있다”고 전했다.
그는 “내용이 불필요하게 긴 만연체 글이 담긴 이메일을 황 CEO에게 보낼 경우 질책을 받기 십상이었다”면서 “통상 5~6줄 이내로 요약해 이메일을 보내는 것이 엔비디아 내에서는 일반화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직 엔비디아 임원은 “황 CEO의 요약식 이메일 작성법은 주목도를 높이는 데에도 효과적이라는 이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들에 따르면 이메일을 간결하게 쓰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점에서 엔비디아 직원들은 평소 이메일을 쓸 때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명한 이메일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이 자체를 스트레스로 받아들이는 직원도 적지 않다는 얘기다. 글을 길게 쓰는 것은 오히려 쉽지만 최대한 간결하게 요약하기 위해 애쓰는 것 자체가 상당한 스트레스로 작용한다는 것.
한편, 다른 엔비디아 퇴직자는 “이는 단순히 의사소통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차원뿐 아니라 황 CEO가 회사에서 돌아가는 수많은 일을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