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기차 충전소가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2030년까지 미국 전역의 전기차 충전기를 50만개로 대폭 늘려 전기차 신차 판매량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하도록 만들겠다는 목표를 지난해 2월 발표한 바 있는데 지난 2분기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이 목표의 3분의 1 정도가 달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미국의 전기차 충전 시장을 주도해온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슈퍼차저팀을 사실상 공중분해시킨 조치가 단기적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는 지적이다.
◇ 지난 2분기 현재 미국 내 ‘공용 충전기’ 18만기 돌파
보고서는 “지난 2분기에만 1만3000기 이상의 공용 전기차 충전기가 새로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에너지‧교통 합동사무소는 미 연방 에너지부와 교통부가 합동으로 지난 2021년 출범시킨 전기차 지원 전담 부처다.
보고서에 따르면 급속 충전기만 따질 경우 4만3152기가 설치돼 미국 전역의 급속 충전소는 지난 2분기 현재 1만662곳으로 늘었다.
전기차 충전기는 충전 속도에 따라 크게 교류 전기(AC)를 사용하는 ‘완속 충전기’와 직류 전기(DC)를 ‘급속 충전기’로 구분된다.
완속 충전기는 다시 레벨 1 충전기와 레벨 2 충전기로 구별되는데 레벨 1 충전기는 120V AC 플러그를 사용하고 표준 콘센트에 꽂을 수 있어 주로 가정용으로 쓰인다.
레벨 2 충전기는 가정용 240V 또는 상업용 208V 플러그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정용 충전소와 상업용 충전소에서 모두 사용되고 있다.
급속 충전기는 직류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충전 출력이 높아 완속 충전기 대비 충전 시간이 현저히 짧은 것이 큰 장점이서 최근 보급이 확대되는 추세이지만 아직은 설치 비용이 비싸 교통량이 많거나 유동인구가 많은 공공장소를 중심으로 주로 설치되고 있다.
◇ 바이든표 전기차 충전 확대 정책 ‘가시적 성과’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소가 이같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바이든 정부가 추진 중인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정책(NEVI)’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NEVI 프로그램은 미국 내 주요 고속도로를 따라 전기차 충전소를 구축하는 등 오는 2030년까지 충전기를 50만기로 대폭 늘리는 것을 목표로 5년간 50억 달러(약 6조9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돼 추진되고 있다.
보고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밝힌 계획의 3분의 1 정도가 2분기 현재 달성된 셈”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급속 충전소의 경우 이 정책에 힘입어 6개 주에 위치한 33개 공용 충전소에 새로 설치돼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도 지난해 9월 펴낸 보고서에서 미국 내 전기차 충전소가 최근 4년 동안 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4분기부터 지난해 1분기까지 공공 및 상업용 전기차 충전소는 8만7352개에서 16만1562개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