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사기관 블룸버그 NEF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태양광 패널 가격은 와트당 11.1센트(약 152원)로 1년 전(21.6센트)의 절반 수준이다. 유럽태양광제조업협의회(ESMC)는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전략이 가격 폭락을 초래했고, 유럽 업체들은 팔리지 않은 재고가 쌓여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는 탈탄소화 수요를 넘어서는 과잉 공급으로 이어졌다. 2022년 세계 전체 생산 능력은 약 700GW(기가와트)로, 같은 해 설치량(약 200GW)의 약 3배에 달한다.
자원종합시스템의 이즈미 가이츠카 수석연구원은 "앞으로 몇 년 동안 저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세계 6~7위권 밖의 유럽 등의 기업들은 이익을 내지 못하고 파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다. 미국은 태양광 패널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와 추가 관세를 통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있으며, 일본은 이미 중국의 공세로 많은 기업이 철수하거나 가격 경쟁이 치열한 범용 제품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태양광 패널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발전소 설치 비용은 크게 줄지 않았다. 태양광발전소 설치 비용의 약 30%를 차지하는 패널 가격은 하락했지만, 건설비, 보험료 등 다른 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한 대형 개발업체 임원은 "일본은 기업의 재생에너지 도입 목표에 따른 주문이 많아 현재 발전소 건설 업체의 입장이 강하다"며 "당장 개발 단가 하락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