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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태양광 패널 공급 과잉에 유럽 공장 '셧다운'…가격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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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태양광 패널 공급 과잉에 유럽 공장 '셧다운'…가격 반토막

값싼 중국 태양광 패널이 쏟아지면서 유럽 공장들의 파산이 잇따르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값싼 중국 태양광 패널이 쏟아지면서 유럽 공장들의 파산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과잉 생산으로 태양광 패널 가격이 1년 새 반값으로 급락하면서 유럽 제조업체들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업체는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업계 단체는 유럽연합(EU)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미국 조사기관 블룸버그 NEF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태양광 패널 가격은 와트당 11.1센트(약 152원)로 1년 전(21.6센트)의 절반 수준이다. 유럽태양광제조업협의회(ESMC)는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전략이 가격 폭락을 초래했고, 유럽 업체들은 팔리지 않은 재고가 쌓여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세계 태양광 패널 생산량의 70~80%를 차지하는 독점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재생에너지 사용 의무화 정책에 따라 태양광 발전소 건설이 활발해지면서 중국 업체들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생산 능력을 빠르게 확대했다.

그러나 이는 탈탄소화 수요를 넘어서는 과잉 공급으로 이어졌다. 2022년 세계 전체 생산 능력은 약 700GW(기가와트)로, 같은 해 설치량(약 200GW)의 약 3배에 달한다.
이러한 공급 과잉은 태양광 발전이 확산되고 있는 유럽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위스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 마이어버거 테크놀로지는 지난 2월 독일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노르웨이의 패널 원료 생산업체 노르산도 2023년 국내 공장 가동을 멈췄다.

자원종합시스템의 이즈미 가이츠카 수석연구원은 "앞으로 몇 년 동안 저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세계 6~7위권 밖의 유럽 등의 기업들은 이익을 내지 못하고 파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다. 미국은 태양광 패널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와 추가 관세를 통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있으며, 일본은 이미 중국의 공세로 많은 기업이 철수하거나 가격 경쟁이 치열한 범용 제품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태양광 패널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발전소 설치 비용은 크게 줄지 않았다. 태양광발전소 설치 비용의 약 30%를 차지하는 패널 가격은 하락했지만, 건설비, 보험료 등 다른 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한 대형 개발업체 임원은 "일본은 기업의 재생에너지 도입 목표에 따른 주문이 많아 현재 발전소 건설 업체의 입장이 강하다"며 "당장 개발 단가 하락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