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서 주식 ETF 자금은 지난 27일까지 한 달 동안 42억 달러(약 5조8000억 원)가 순유출됐다. 이는 지난 두 달 동안 펀드에 유입된 자금을 능가한 수치다.
중국 주식시장이 지난 2월 저점 확인 이후 강한 랠리를 펼친 가운데 국유 펀드들이 대형 ETF를 사들이면서 주식 반등에 기폭제가 된 바 있다.
궁지에 몰린 부동산 부문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책 지원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맞물리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투자은행 UBS의 중국 전략 책임자인 제임스 왕은 블룸버그에 “지난 몇 주 동안 주식으로 유입된 자금의 상당 부분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대로 인한 ‘패스트 머니’ 성격이었을 수 있다”면서 “예상보다 약한 경기부양책이 매도세를 촉발했다”고 말했다.
중국 관리들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프로그램이 미분양 주택을 처리하기 위해 5000억 위안(약 690억 달러·약 95조 원) 상당의 대출을 장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이는 이코노미스트들이 수조 위안으로 추산한 비어있는 아파트 가치의 일부에 불과한 실정이다.
중국의 대형주 벤치마크인 CSI 300지수는 5월에 올해 저점 대비 16% 급등했지만,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는 다시 흔들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역내 거래대금이 감소하고 레버리지 거래가 회복되지 않는 등 현재 위험 선호 심리가 주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펀드들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선전 파이파이왕 투자관리유한공사의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내 사모펀드의 총주식 익스포저(노출액)는 5월 들어 첫 2주 동안 하락하며 17일 현재 79%에 불과했다.
사정은 역외 펀드도 비슷하다. 여러 역외 펀드가 여전히 중국을 가장 비중이 낮은 시장 중 하나로 유지하고 있다.
UBS의 왕 애널리스트는 “부동산을 겨냥한 더 많은 정책이 뒤따른다면 (중국 증시의) 하방 위험보다는 상승 여력이 더 크다”면서도 “현재 일각에서는 시장의 궤적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