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뉴욕증시와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7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74달러대로 떨어졌다. WTI 가격은 연속 하락했다. 지난 한 달 동안 뉴욕 유가는 큰 폭으로 떨어지는 추세를 보였다. 5월 한 달간 WTI 가격은 6% 이상 하락했다. 이는 작년 11월 이후 가장 큰 월간 하락 폭이다. 브렌트유 가격은 한 달간 7.1% 떨어졌다. 원자재 시장 전략가들은 원유에 대한 수요가 둔화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유가에 하방 압력을 싣고 있다고 분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8월물은 2.75달러(3.4%) 내린 78.363달러를 기록해 지난 2월 5일 이후 가장 낮았다. 전날 OPEC+는 기존 감산을 2025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 등 8개 핵심 회원국의 자발적 감산은 10월 이후 단계적 철폐하기로 하면서 유가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OPEC에 증산을 추구해 온 아랍에미리트(UAE)는 내년 1월부터 9월 말까지 산유량을 하루 351만9000배럴까지 현재보다 하루 30만 배럴 늘리기로 했다.
한국에서는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언급에 에너지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비상했다. 한국석유[004090], 흥구석유[024060], 한국가스공사[036460], 대성에너지[117580], 화성밸브[039610], 동양철관[008970] 등이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중앙에너비스[000440](29.51%)는 상한가 근처까지 올랐으며, 대동스틸(27.91%), 하이스틸(19.91%) 등도 급등했다. 이들 종목은 석유·가스 채굴과 직접적 관련은 없는 석유공업제품 생산기업이거나 석유류 판매업체, 강관 제조업체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석유와 가스를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게 되면 단가 절감 등으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성산업[128820](15.00%), S-Oil[010950](2.64), 미창석유(4.02%), 경동도시가스[267290](13.62%), SK가스[018670](6.72%), 인천도시가스[034590](3.53%) 등도 올랐다. 원자재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도 덩달아 뛰어올랐다.
이날 국내 상장된 ETN 중 가장 오름폭이 컸던 종목은 천연가스에 투자하는 'QV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으로 9.9% 올랐다. 뒤이어 '메리츠 블룸버그 2X 천연가스선물 ETN(H) B'(9.7%), '한투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9.6%),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C'(9.5%) 등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에너지 관련주의 한판 축제가 벌어진 셈이다.
개인은 한국가스공사를 80억원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담았다. SK가스와 한국석유도 각각 79억원, 28억원 순매수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