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 긴축 통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넘치는 과잉 유동성이 경제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뉴스 플랫폼인 시킹알파가 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실제로 많은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의 강력한 금리 인상과 긴축에도 시장에는 아직 소화되지 않은 유동성이 흘러넘치고 있으며, 과잉 현금이 사라질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본다.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미국 정부는 총 7조 달러를 공급했고, 바이든 정부는 이외 미국의 제조 경쟁력 강화와 인프라 개선을 위해 추가로 1조2000억 달러의 재정을 풀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주요 기업과 외국 기업까지 미국 현지 투자를 하면서 그 투자액이 대략 700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미 행정부도 인정한 바 있다.
이처럼 미 정부가 경제 연착륙 등을 위해 재정 투입을 아직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어 연준에서 긴축 기조를 유지해도 시장에는 돈이 과잉 상태에 놓여 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집권 의지가 확고하고, 경제가 잘되고 있다는 인식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미국 대선이 끝날 때까지는 이런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이에 시장 유동성 과잉은 올해 안에 좀처럼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들이 계속되고 있으며, 이는 물가를 계속 자극할 것이고, 이것이 경제 둔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시킹알파는 미국 경제가 겉으로 여전히 탄탄해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경기 둔화 신호가 뚜렷하다고 지적한다.
그 주요 신호는 첫째,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이다. 경제 성장 속도를 나타내는 GDP 성장률 전망치가 1.6%에서 1.3%로 낮아졌다. 이는 경제가 예상보다 더디게 성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 골드만삭스 및 애틀랜타 연은이 2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주요 금융기관들이 2분기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것은 소비자 지출 감소를 주요 원인으로 꼽는데, 이는 경기 둔화의 신호로 여겨진다.
셋째, 4월 주택판매 급감이다. 주택구매 계약 건수가 크게 줄었다. 2020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예상치는 1.1%를 훨씬 웃도는 7.7%로 급감했다. 높은 금리 탓에 주택시장이 침체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넷째, 이런 주택시장 침체 전망이 앞으로 몇 달 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택은 경제 성장의 약 15%를 차지해 침체는 경제에 충격을 준다.
다섯째, 제조업 활동 위축이다. 시카고 5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치 40.8에서 35.4로 하락했다.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PMI 지수가 5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제조업 활동이 위축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여섯째, 기업 이익 감소다.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을 제외한 기업들이 대부분 이익 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업 이익은 예상과 달리 감소했다. 컨센서스는 3.9%였지만, 실제는 1.7% 감소했다.
일곱째, 4월 일자리 창출 둔화다. 4월에 새로 생긴 일자리가 예상을 밑돌았고, 실업률은 증가했다. 4월 일자리는 17만5000개로 6개월 만에 최저였다. 실업률도 종전 3.8%에서 3.9%로 상승했다. 고용시장 약화를 가리킨다.
여덟째, 소비자 심리 악화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훨씬 밑돌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고, 소비 심리가 떨어지면서 소비 지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소비는 미국 경제 활동의 거의 70%를 차지한다.
아홉째, 원자재 수요 감소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데, 이는 생산이나 소비 감소가 원자재 수요에 반영됨을 암시한다.
끝으로, 블룸버그 경제 서프라이즈 지수 하락이다.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2019년 이후 가장 하락하는 등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나빠, 이는 경제 전망이 어둡다는 것을 의미한다.
◇ 시장의 반응 “저가 매수 기회가 찾아올 것”
보도에 따르면, 이런 경제 둔화 신호에 투자자들은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주식 시장에서 발을 빼고 안전 자산인 국채로 투자금을 옮기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며, 일부 투자자들은 올해 하반기 경기 침체로 인한 저가 매수 기회를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전문가들도 현재 경제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며 신중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과잉 유동성으로 인한 자산가격 거품 붕괴에 대한 우려를 염두에 두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물론, 10대 경고등은 미국 경제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한 것이고, 이것이 실제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원인이 될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지 아직 불확실하지만, 몇 가지 경기 둔화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투자에 신중히 대응해야 할 시점이 다가왔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