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 시각) 로이터는 정통한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일부 중국 AI 칩 회사들이 미국의 규제를 피해 TSMC에 주문 및 생산하기 위한 저사양 AI 칩을 설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중국에서 손꼽히는 AI 칩 회사인 메타X(MetaX)와 엔플레임(Enflame)은 미국의 수출 제한 사항을 준수하기 위해 지난해 말 TSMC에 기존 자사 칩들의 저사양 모델의 설계를 제출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에 따라 이전까지 엔비디아 등이 중국 전용으로 개발했던 AI 칩 제품들의 중국 수출이 막힌 것은 물론, 기존에 TSMC에 제조를 의존하던 중국 AI 칩 개발사들도 추가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MD의 전 경영진 출신이 설립한 메타X는 미국의 수출 규제 전까지 ‘C500’이라는 고성능 AI칩을 TSMC를 통해 제조해 판매했지만, 현재 C500의 재고는 모두 소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X는 미국 수출 규제의 허용 범위 이내 제품인 ‘C280’이란 모델을 새로 개발해 TSMC에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엔플레임도 중국의 대표 빅테크 기업 중 하나인 텐센트로부터 지난해 27억 달러(약 3조7000억 원)를 투자받았지만, 메타X와 비슷한 상황이다. 다만 이들이 실제로 승인을 받아 저사양 신규 AI칩을 TSMC를 통해 제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는 총 44개의 반도체 파운드리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고성능 AI 칩을 제조 및 양산할 수 있는 곳은 화웨이와 함께 7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반도체 생산에 성공한 SMIC 한 곳뿐이다.
다만, 그간 화웨이의 주문 물량 생산에만 집중하던 SMIC가 최근 해외 생산이 차단된 자국 AI 칩 기업에 제한적으로 생산 능력을 할당하기로 합의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