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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막무가내 반도체 투자, 부실기업 대규모 파산 재개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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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막무가내 반도체 투자, 부실기업 대규모 파산 재개되나

중국 반도체 업계에서 또 한차례 부실기업들의 대규모 폐업 및 파산이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반도체 업계에서 또 한차례 부실기업들의 대규모 폐업 및 파산이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기술 및 수출 규제에 맞서 중국 정부가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한 ‘반도체 굴기’의 부작용으로 수천 곳에 달하는 중국 내 부실 반도체 기업들이 파산의 위협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 시각) 대만 공상시보는 지난 2020년 중국 각지에서 발생했던 부실 반도체 업체들의 대규모 폐업 및 파산 움직임이 최근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이에 관련 투자자들의 주의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금융업계에 따르면 수백억 위안에 달하는 투자금이 투입될 예정이었던 상하이 우성 반도체(Shanghai Wusheng Semiconductor Company)가 최근 파산 및 청산 절차에 돌입했다.

2021년 자본금 100억 위안(약 1조9000억 원)으로 설립된 상하이 우성 반도체는 당초 5년 내에 OLED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마이크로컨트롤러, CMOS 이미지 센서 등을 제조하는 반도체 공장을 완공하고 총투자 규모를 180억 위안(약 3조4000억 원) 규모로 늘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상하이 우성 반도체는 기업 설립후 2년도 채 안 되어 관계사 2곳과 함께 경영난에 빠졌다. 결국 관계사 중 한 곳인 우성 전자는 2023년 초 파산 절차에 들어갔고, 2024년 1월 공식적으로 파산을 선언했다. 또 다른 관계사인 난징 우성(Nanjing Wusheng) 역시 지난해 10월 파산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이미 상하이 푸둥 신구 인민 법원은 상하이 우성 반도체 그룹의 강제 청산을 공식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중소 신규 반도체 기업들의 프로젝트 미완성 및 파산의 연쇄는 지난 2014년 중국 정부가 ‘반도체 굴기’를 내세우며 수차례에 걸쳐 수천억 위안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투입한 이후로 계속 반복되고 있다.

공상시보에 따르면 2020년에만 중국 본토에 등록된 반도체 관련 기업의 수는 무려 5만 개에 이른다. 여기에 반도체 굴기를 위한 정부와 프로젝트 당사자, 투자자들의 열의가 더해지면서 2020년 상반기 장쑤성, 안후이성, 저장성, 산둥성, 상하이 등 상위 5개 성 및 도시의 반도체 프로젝트에 대해 추적 가능한 투자 금액만 1600억 위안(약 30조380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이들 중 100억 위안 이상을 투자받은 유망 반도체 프로젝트 6개가 중단됐다. 제대로 투자를 받지 못해 폐업한 기업들의 수는 부지기수다.
이번 상하이 우성 반도체 그룹의 파산 및 청산으로 중국 반도체 업계에서는 또 한 번 연쇄적인 폐업과 파산 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지난해부터 반도체 관련 기업 23곳이 기업공개(IPO) 신청을 철회했다.

현지 업계 전문가들은 2024년 들어 중국 내 IPO 정책이 계속 강화되고 상장 문턱이 계속 높아지면서 자격에 미달하거나 부실한 반도체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공상시보는 전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최근 일명 '빅펀드'라고 알려진 제 3차 반도체 투자 기금을 약 64조 원 규모로 조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