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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소비자들, 지갑 닫았다...9월 첫 금리인하 전망 재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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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소비자들, 지갑 닫았다...9월 첫 금리인하 전망 재부상

5월 소매판매 0.1% 증가에 그쳐, 소비 감소 예고

미국 상무부가 18일(현지 시각) 5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1%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상무부가 18일(현지 시각) 5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1%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진=로이터
지난 5월 미국의 소매판매가 약간 늘어났으나 전문가 예상보다는 정체된 수준을 보임에 따라 미국 경제를 떠받쳐온 소비가 움츠러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미국인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추가로 확인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오는 9월에 처음으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8일(현지 시각) 미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5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0.1% 증가한 7031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망치 0.2% 증가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5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2.3% 증가했다. 지난 4월 소매판매 수치는 전월보다 0.2% 감소한 7025억 달러로 수정됐다.
소매판매는 미국 전체 소비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소비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에 달한다. 소매판매가 줄어들면 미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

CNN 비즈니스는 이날 “미국의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는 증거가 쌓여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팬데믹 당시에 축적됐던 미국의 가계 자금이 줄어들고 있거나 이미 고갈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미국의 부유층도 움츠러들고 있다”면서 “미국 최대 소매체인점 월마트에 따르면 미국의 고소득자들이 할인 상품을 찾아 월마트에 밀려오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이날 “미국 소비자들이 올해 들어 지출을 줄이고 있고, 이는 곧 강한 회복력을 보여온 미국 경제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악시오스는 “예상보다 길었던 팬데믹 이후 소비 증가 행진이 마침내 끝나고, 정상적인 경제 환경으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미국에서 5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1% 증가한 것은 미국 경제 활동이 올해 2분기에 활력을 잃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고금리·고물가 장기화 사태가 소비자의 회복력을 시험하고 있다”면서 “미국 가계가 생필품 구매에 초점에 맞추고, 재량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미미한 5월 소매판매 증가로 인해 연준이 여전히 9월에 처음으로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지난 1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면서 제시한 점도표를 통해 연내 1회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이에 따라 그 시점이 12월이 될 것이라는 게 월가의 대체적 분석이었다고 로이터가 지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9월 17, 18일 열리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 낮출 가능성이 61.1%, 0.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6.6%에 달했다. 이는 곧 금리 선물 투자자들이 9월 첫 인하 가능성을 67.7%로 본다는 뜻이다. 이때 기준금리를 현행대로 5.25~5.5%로 동결할 가능성은 32.3%에 그쳤다.
미국의 5월 산업생산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증가했다. 연준은 5월 산업생산이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0.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5월 산업생산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9% 증가했다. 전달의 0.4% 감소에서 큰 폭으로 개선됐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실시간으로 추정하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now)' 모델이 이날 2분기 성장률을 전기 대비 연율 환산 기준 3.1%로 제시했다. 애틀랜타 연은은 미국의 5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을 반영한 결과 실질 개인소비지출(PCE) 증가율이 종전 2.8%에서 2.5%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실질 민간 국내 투자 증가율은 7.7%에서 8.8%로 올라갔고, 실질 정부지출 증가율은 2.4%에서 2.5%로 올랐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