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美 Z세대, 밀레니얼 세대보다 재정 부담 더 늘어나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초점] 美 Z세대, 밀레니얼 세대보다 재정 부담 더 늘어나

고금리·고물가 사태 장기화로 MZ세대 재정난...젊은 세대일수록 재정난 심화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연은)은 미국의 최근 대졸자 실업률이 모든 대졸자와 16~65세 연령층의 실업률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6월 14일 UCLA 졸업식 모습.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연은)은 미국의 최근 대졸자 실업률이 모든 대졸자와 16~65세 연령층의 실업률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6월 14일 UCLA 졸업식 모습. 사진=AP/연합뉴스
미국에서 고금리·고물가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MZ(밀레니얼+Z) 세대의 재정난이 분화하고 있다. 미국에서 밀레니얼 세대는 현재 28~43세 연령층을 뜻한다. 그 뒤를 잇는 Z세대는 12~27세 연령층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현재 높은 인플레이션, 주거비 급등, 학자금 융자 빚 상환 부담 등으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보다 재정적인 부담이 더 늘어나 더 큰 빚더미에 짓눌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현지 시각) 미 노동통계국 자료 분석을 근거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모두 경제적 격변기의 중심에 서 있으나 Z세대가 생필품에 지출해야 할 재정적 부담이 훨씬 더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보다 대학 진학률이 높고, 일자리가 더 많으며 더 많은 수입을 올릴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Z세대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10년 전의 밀레니얼 세대에 비해 현재 31%가 더 많은 주거비를 지출하고 있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미국에서 16~24세 연령층의 자동차 보험료는 2012년에서 2022년 사이에 2배가 올랐다. 이 연령층의 건강 보험료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46%가 치솟았다. 반면에 인플레이션 조정치를 적용한 이들의 실질소득은 26%가 감소했다.

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가 같은 나이였을 때와 비교하면 거의 모든 종류의 빚을 더 많이 떠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용카드 빚, 자동차 할부금 빚, 주택담보대출(모기지) 빚이 모두 더 많다. 현재 22~24세 연령층은 그 전 세대에 비해 이런 빚을 상환하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보다 더 많은 대학 학자금 융자 빚을 지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조사에 따르면 2022년 6월 기준으로 20~25세 연령층의 대학 학자금 빚은 평균 2만1000달러(약 2917만원)로 밀레니얼 세대의 같은 연령층 당시보다 13%가 많았다. 뉴욕 연은 조사에 따르면 최근 대졸자의 취업률이 밀레니얼 세대를 포함한 다른 대졸자에 비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연은은 22~27세 대졸자 실업률이 4.3%에 이르렀으나 모든 대졸자의 실업률은 2.2%, 16~65세 연령층의 전체 실업률은 3.7%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전에서 고전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도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 세력인 젊은 층 유권자들이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시카고 대학이 지난 5월 실시한 조사에서 젊은 층의 최대 관심사는 경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젊은 층의 바이든 지지율은 32%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 30%에 비해 고작 2%포인트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타임스(NYT)도 최근 "다른 유권자들과 마찬가지로 젊은 유권자들은 경제 문제를 최우선 순위로 꼽는다"며 "젊은 유권자들은 2020년 대선 당시에 비해 바이든에 더 냉담하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20대들은 ‘내 집 마련’의 꿈이 사라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미국 CBS방송이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에 의뢰해 지난 17~24일 미국의 등록 유권자 2460명(18~29세 743명 포함)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0세 이하 응답자의 82%가 이전 세대보다 주택 구입이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가족 부양이 어려워졌다는 응답도 30세 이하 유권자의 76%에 달했고, 70%는 좋은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고 답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