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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1300명 사망…사우디 하지 순례, 최악의 '인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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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1300명 사망…사우디 하지 순례, 최악의 '인재' 논란

사우디아라비아 성지 메카에서 열린 올해 이슬람 성지순례(하지) 기간 동안 폭염으로 1300여 명이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사우디아라비아 성지 메카에서 열린 올해 이슬람 성지순례(하지) 기간 동안 폭염으로 1300여 명이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사진=로이터
사우디아라비아 성지 메카에서 열린 올해 이슬람 성지순례(하지) 기간 동안 극심한 더위로 1301명이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우디 보건부 장관 파하드 알-잘라젤은 사망자 대부분이 쉼터나 휴식 없이 땡볕 아래 장시간 이동한 무허가 순례자들이라고 밝혔다. 특히 노인과 만성 질환자들이 폭염에 취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우디 당국은 하지 시작 전 무허가 순례에 대한 경고와 폭염 대비 안전 수칙을 안내했지만, 이집트 등에서 온 수백 명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메카에 몰려들었다. 이들은 50℃에 육박하는 폭염 속에서 기본적인 서비스나 숙소조차 이용하지 못하며 위험한 상황에 노출됐다. 이에 이집트 총리는 무허가 순례 여행을 알선한 여행사들을 조사하고 강력한 처벌을 예고했다.

올해 하지 순례에는 약 180만 명이 참여했으며, 고령자나 지병이 있는 순례자들이 많아 매년 사망자가 발생한다. 하지만 올해는 압사 사고나 화재 등 대형 사고 없이도 사망자 수가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 '인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 순례는 특정 비자를 발급받아야 참여할 수 있지만, 높은 비용과 긴 대기 시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무허가로 참여하고 있다. 이슬람력에 따라 결정되는 하지 시기는 2030년 이후 몇 년 동안 겨울에 해당해 온화한 날씨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우디 당국은 무허가 순례를 막고 폭염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