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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파운드리 사업 '실적 쇼크'에 주주들 집단소송…경영진 '정보 은폐'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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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파운드리 사업 '실적 쇼크'에 주주들 집단소송…경영진 '정보 은폐' 의혹

"파운드리 사업 장밋빛 전망은 허위"…겔싱어 CEO 등 경영진 11명 피소

팻 갤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 11명이 주주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했다. 사진=로이터
팻 갤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 11명이 주주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했다. 사진=로이터
인텔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실적 부진이 결국 경영진을 향한 주주들의 집단소송으로 이어졌다고 영국 정보기술(IT) 매체 '더레지스터(The Regiter)'가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25일 미국 델라웨어주 연방 지방법원에 따르면, 투자사 스터브리지 인베스트먼트는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인텔 경영진 11명을 상대로 주주 대표 소송을 제기했다. 스터브리지는 인텔 경영진이 올해 초부터 파운드리 사업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허위·과장된 정보를 제공해 투자자들을 속였다"고 주장하며, 이로 인해 입은 손해 배상과 함께 인텔의 기업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했다.
이번 소송은 인텔이 2021년 팻 겔싱어 CEO 취임 이후 공격적으로 추진해온 파운드리 사업 재편과 관련이 있다. 인텔은 자체 칩 생산뿐 아니라 외부 고객사의 반도체도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해 왔다. 그러나 올해 4월 공개된 실적 자료에 따르면, 인텔 파운드리 사업은 2023년 189억 달러(약 26조원) 매출에 70억 달러(약 9조7000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스터브리지는 인텔 경영진이 파운드리 사업의 실적 부진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에게는 장밋빛 전망만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겔싱어 CEO가 올해 1월 실적 발표에서 "파운드리 서비스의 평생 거래 가치가 100억 달러(약 13조 원)를 넘어섰다"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인텔 측은 "소송 내용을 검토 중이며, 적절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번 소송은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전략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경영진의 도덕성에 대한 비판 여론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주들 "경영진 책임 물어야"…기업 지배구조 개선 요구 거세


이번 집단소송은 단순한 손해배상 청구를 넘어 인텔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스터브리지는 소장에서 "인텔 이사회는 경영진의 잘못된 의사결정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이사회 전원에 대한 책임 추궁을 요구했다.

일부 주주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인텔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주주 행동주의 캠페인을 벌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텔은 오랫동안 창업자 가문의 영향력 아래 폐쇄적인 경영 방식을 유지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소송 결과에 따라 인텔의 기업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으며, 겔싱어 CEO의 리더십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