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는 26일(현지 시각) 엔화 급락으로 채권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미국 국채 수익률이 일주일 사이에 최고치로 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채 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엔화 가치가 계속 내려가자 일본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올해 들어 12%가 하락했다. 일본에서 슈퍼 엔저로 수입품 가격이 오르는 등 경제계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의 160엔대 진입으로 일본 외환 당국의 개입이 임박했다는 게 월가의 대체적 판단이다. 지난 4월 말 달러-엔 환율이 160엔을 돌파하자 BOJ가 실개입을 단행했었다.
일본의 외환보유고 중 상당 부분이 미국 국채다. 일본이 환율 방어를 위해 미국 국채를 매도하면 미국 국채금리 상승(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과 일본 간 금리차가 확대되면 엔화 약세 압력이 가중된다.
미국 재무부는 이번 달 발표된 환율보고서에서 일본을 환율 관찰대상국 목록에 추가했다. 미국 재무부는 "2024년 4~5월에 걸쳐 일본 당국은 2022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외환 시장에) 개입했으며, 엔화를 매입하고 달러를 매도해 엔화 가치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의 조처는 일본 당국의 노골적인 외환 시장 개입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일본은 세계 최대 미국 국채 보유국이다. 미국이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림에 따라 미국 국채 가격이 급락하면서 일본의 미국 국채 대량 매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본의 지난 3월 미국 국채 보유량은 1조1878억 달러(약 1637조9762억원)로 2021년 말 대비 1130억 달러(약 155조8270억원) 감소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