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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스위프트 경제, 빛 좋은 개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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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스위프트 경제, 빛 좋은 개살구?

전문가들 "스위프트 콘서트 경제효과 미미할 것"

테일러 스위프트가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공연 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테일러 스위프트가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공연 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유럽 투어가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면서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스위프트 콘서트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위프트는 유럽 투어를 통해 프랑스 올림픽, 독일 유로 2024 축구 선수권 대회와 함께 침체된 유럽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스위프토노믹스'는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경우 5월에 열린 스위프트 콘서트 3회 공연에 18만 명의 팬이 몰렸고, 이 중 절반은 해외에서 온 것으로 집계됐다. 콘서트 기간 동안 스톡홀름에서 발생한 매출은 8억 5000만 크라운(약 1160억 원)에 달했다.

이는 스톡홀름에게는 짧은 기간 동안 엄청난 수익이지만, 스웨덴 전체 경제 규모에는 미미한 수준이다.

칼 베리크비스트(Carl Bergkvist) 스톡홀름 상공회의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추가 매출은 스톡홀름, 특히 관광 부문에 주말 동안 큰 도움이 되지만, 전체 경제 성장에는 눈에 띄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호텔과 레스토랑은 엄청난 수익을 올렸고, 카우보이 모자 판매도 155% 급증했다. 하지만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으며, 1년 전 비욘세 콘서트 때보다도 작았다.

카르스텐 브레즈키(Carsten Brzeski) ING 이코노미스트는 "테일러 스위프트 효과는 극히 작고 일시적"이라고 평가했다.
브레즈키는 "대규모 이벤트를 준비하는 동안 경제적 이익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지만, 실제로는 이러한 이익을 숫자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올림픽이나 유로 2024와 같은 대형 스포츠 행사도 마찬가지다. 레스토랑, 맥주 판매, 상품 판매에는 도움이 되지만, 소비 패턴에는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사이먼 시블리(Simon Shibli) 셰필드 할람 대학교 교수는 "콘서트 티켓이나 호텔에 지출되는 돈은 가족 예산에서 나오는 것이며, 이는 다른 지출에 쓸 돈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즉, 콘서트로 인한 소비 증가는 다른 소비를 대체하는 효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피에트 헤인즈 크리스티안센( Piet Haines Christiansen)덴마크 은행 단스케 뱅크(Danske Bank)의 관계자는 "미시적 수준에서 이러한 이벤트는 활력을 제공하지만, 그 효과는 작고 일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테일러 스위프트는 호텔, 케이터링, 맥주 판매 등 특정 부문에만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영국 바클레이즈 은행은 스위프트 콘서트가 영국 경제에 10억 파운드(약 1조 7000억 원)의 수익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이는 스위프트 투어 수익의 대부분이 미국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간과한 분석이다. 또한 다른 소비를 대체하는 효과도 고려하지 않았다.

영국이나 유럽 대륙 전체 경제 규모에서 스위프트 콘서트로 인한 수익은 미미한 수준이다. 유로존의 4월 수출입 규모는 390억 유로(약 53조 원) 이상이었다. 스위프트 콘서트 수익은 이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결론적으로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는 지역 경제에 단기적인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이다. 스위프트 콘서트가 가져올 경제적 효과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